판교에서 문과로 살아남기 3장
오늘은 벤치마킹에 대해서 다뤄보려고 한다.
처음 입사해서부터 지금까지 가장 많이 하는 업무 중 하나는 바로 벤치마킹이다.
새로운 기능을 넣고 싶을 때, 혹은 경쟁 서비스가 출시되었을 때 우리는 벤치마킹을 한다.
우리가 좋은 기능을 먼저 시작하면 좋겠지만 경쟁사가 같은 기능을 먼저 출시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아 망했네, 선수 쳤네... 딴 거나 생각해야지"라고 생각하기보단 "호... 벤치마킹해서 장점만 뽑아내자."라고 생각해야 한다.
처음 만들어진 기능은 대부분 미약하기 나름이며 부족함이 많다.
각자의 서비스에 맞춰 다시 미려하게 구성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벤치마킹을 할 때 두 가지 방향성으로 구분한다.
1. 하나의 '기능'을 벤치마킹할 것인가.
2. 하나의 '서비스'를 통째로 벤치마킹할 것인가.
보통 1번은 기능 단위로 새롭게 추가할 때 취하는 방법이며, 2번은 시장에 새로운 경쟁 서비스가 들어왔을 때 취하는 방법이다.
1번과 2번은 벤치마킹의 방향성을 다르게 해야 한다.
먼저 1. 기능을 벤치마킹하는 경우에 대한 내용이다.
이때 가장 먼저 선행해야 하는 것은 어떤 '기능'을 벤치마킹할 것인지 명확하게 정의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잘 안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되면 나중에 벤치마킹을 하고도 "내가 왜 이걸 써봤지?" 하며 다시 막막함에 휩싸이게 될 것이다. (경험담이다.)
추가할 기능을 매우 간결하고 명확하게 몇 줄로 정의해야 한다.
브런치의 '인용' 기능을 예로 들자면, "사용자가 특정 문장을 강조할 수 있게 한다. 혹은 참조한 문장을 확대하여 보여주도록 한다." 등으로 정의를 우선해야 하는 것이다.
그 후에는 이러한 기능이 있을만한 서비스를 서칭해야 한다. 경쟁 서비스가 되겠다.
네이버 블로그, 티스토리 등 여러 블로그 업체를 나열할 수 있을 것이다.
서비스 군을 정리할 때 반드시 내가 '써볼 수 있는 것'으로 정리해야 한다.
어떤 경우는 경쟁 서비스고 기능도 있어서 포함했는데, 알고 보니 해당 기능만 유료라 못 쓰는 경우도 있다.
혹은 가입 과정에 요구 사항 때문에 써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브런치의 작가 신청과 같이)
그러니 확실히 쓸 수 있는 서비스인지 우선 명확히 해야 실제 사용 단계에서 참고할 서비스들이 갑자기 우수수 사라지는 낭패를 면할 수 있다.
이제는 서비스 별로 사용해 볼 차례이다.
사용할 때에는 꼭 화면을 캡처하고 기록하며 해야 한다.
아래와 같이 말이다.
많은 서비스를 쓰다 보면 어느 지점에 가선 이 서비스는 이렇게 진입했는지 어떻게 이동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
그러니 아예 한 번 할 때 잘 기록하면서 해야 한다.
나중에 보아도 한 번에 서비스의 기능 구현 방식이 생각나게끔 말이다.
실제 사용까지 완료했다면 이제 도표화할 차례이다.
도표화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MECE, Mutually Exclusive Collectively Exhaustive.
당신이 나눈 속성이 중복과 누락이 없도록 하는 것이다.
아까 이어서 '인용' 기능을 대상으로 생각해보자.
네이버 블로그에서는 문장이 선택되지 않아도 '인용' 기능의 진입이 가능하지만, 브런치에서는 문장을 드래그해야만 '인용' 기능의 진입이 가능하다.
이러한 항목을 그냥 '인용' 기능이 있다 or 없다로 정리해 버리면, 이러한 속성을 누락하는 정리가 되어버린다.
아울러 네이버의 인용구 > 따옴표, 브런치의 인용 > 인용 1은 사실 같은 기능이다.
그런데 여기서 약간의 UI가 다르다고 다르게 분류해 버리면 이는 '중복'이 발생해 버렸다.
'따옴표' 기능은 네이버에는 있지만 브런치엔 없는 것, '인용 1'은 브런치엔 있지만 네이버에는 없는 것으로 각각 카운트가 되어 버린 것.
이를 생각하며 도표화해야 한다.
아래는 직접 작성해 본 벤치마킹 비교표 예시이다.
이상은 '기능'을 벤치마킹하는 경우에 대한 내용이었다.
만약 시장에 새로운 경쟁 서비스가 진출해서 전체적으로 바라보아야 한다면?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
보다 개괄적으로 말이다.
나는 보통 아래의 순서로 접근한다.
기능 하나만 벤치마킹하는 것도 복잡한데, 서비스를 벤치마킹하라니.
이 막막함을 풀어줄 열쇠는 바로 어떻게 분석해 나갈지 개요를 짜는 것이다.
큰 틀을 정해놓는 과정이라고 보면 좋겠다.
거의 매번 나는 아래와 같은 항목으로 정리한다.
서비스 현황: 해당 서비스 관련 소식, 뉴스 등
콘셉트: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가장 큰 방향성
주 타깃: 서비스가 목표로 하는 사용자 연령대, 혹은 사업군
서비스의 수익구조
제공 기능
실제 사용 후기 (도표)
요약 or 결론
이렇게 나눠 놓고 분석을 들어간다.
카테고리는 서비스 별로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이 없이 무턱대고 분석하기 시작하면 중언부언 명확한 정리도 안 된다.
서비스를 실제로 쓰기 전에 우선 주변 정보부터 찾아보자.
뉴스도 좋고, 서비스의 브랜드 사이트도 좋다.
찾아보면 각종 힌트들이 많다.
어떤 서비스를 표방하고 싶어 하는지, 누구를 타깃으로 하는지 등의 정보는 보통 이곳에 다 있다.
열심히 캡처하고 복사하며 정리한다.
이 단계는 사실 앞의 '기능' 단위로 벤치마킹할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서비스를 실제로 사용해보고 중복과 누락 없이 도표로 정리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기능 단위로 할 때와는 다르게 다소 '개괄적'으로 정리하는 것이다.
하나의 서비스는 수많은 기능이 모여서 만들어진다.
이 기능 하나하나를 혼자 세세하게 분석하려 하면 시작도 전에 막막함이 밀려오고 '하기 싫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할 것이다.
그러니 일단은 개괄적으로 서비스를 바라보자.
브랜드 사이트에 나온 기능 설명에 있는 것만 분석해도 좋다.
그렇게 바라보다가 주목할만한 특징이 있다면 그것만 세세하게 보는 것이다.
막막하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팀장님이 세세하게 한 번 어떤 거만 봐달라 그러면 그때 하면 되잖아.)
이상 내가 업무 때 타 서비스를 '벤치마킹' 하는 방법에 대하여 정리한 내용이다.
사실 이 부분은 사람마다 너무 다르다. 지극히 개인적인 방법론으로 받아들여 줬으면 좋겠다.
아울러, IT 회사에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취준생이라면 꼭 이렇게 벤치마킹을 해봤으면 좋겠다.
자신이 지원하려는 회사의 서비스의 여러 경쟁사를 벤치마킹하다 보면 쓸 말도, 할 말도 많아진다.
취준생의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최고의 업무라고도 말하고 싶다.
이 정도로 정리하고 다음 장에서는 "IT적 글쓰기"에 대해서 정리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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