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망과 낭만 그 사이
작년 2월 23일 나는 10년 사귄 남자 친구와 결혼을 했다
풋풋하던 대학생 시절 같은 학교에서 만난 우리는
밀도와 빈도를 모두 가득 채운 연애를 했다
주 7일 근무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매일 봤으며
만나면 무조건 하루 종일 함께 있었다
같이 있으면 어찌나 재밌고 시간이 빨리 가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CC라 가능한 스케줄이 아니었을까 싶다
사랑에 투자한 내 시간을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
하루 종일 각종 주제로 대화하고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즐거움을 찾아다니고
서로의 취향을 이해하고
일상과 비밀을 모두 공유하는
진정한 유일무이 친구를 만나서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10년을 사귀고 결혼하는 것이 나의 로망은 아니었지만
누구보다 나를 온전히 받아주는
즉, 내 존재 자체의 가치를 이해해주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은 나의 로망이었다
인연의 깊이를 단순히 길이로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나를 이해해주고 보듬어주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을 만나봐야 한다 생각한다
시간에 대한 투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
우리의 시간이 헛된 시간이 되지 않길 바랄 뿐
지금도 그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또 그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들기 위해
우리의 지금의 시간을 더욱더 가치 있게 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