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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STAIN EATS Mar 15. 2023

엄마는 요즘 고등어가 너무 잘다고 하셨어

그게 아니고...

고등어를 위한 변명



일제강점기 일본은 우리나라 내륙 자본뿐 아니라 바다의 자원도 수탈해갔다. 여기엔 널리 알려진 강치나 고래 말고도 국민 밥반찬 고등어도 있었다. 


당시 통영 욕지도는 한반도 근대 어업의 출발지였는데, 1900년대 초부터 일본 대형 고등어 선단이 들어와 싹쓸이 조업을 했다. 근대어업기술을 갖춘 일본은 띠 모양의 큰 그물로 고기떼를 둘러싸 줄을 잡아당겨 주머니처럼 졸라매어 가두는 '건착망' 방식으로 고등어를 잡았다. 그렇게 대량으로 잡아들인 고등어가 하루에 10만~50만 미에 달했다고. 일본은 욕지도의 고등어를 자국으로 가져가거나 중국으로 수출했다. 


이때부터 해방 후 1970년대까지 남획은 계속되었고, 욕지도 앞바다에는 고등어가 씨가 말랐다.


이제 먼 바다까지 나가 조업을 해야만 고등어 수요를 맞출 수 있는 지경이 됐다. 우리나라 연안바다를 회유하며 서식하던 고등어는 자라기도 전에 잡히는 일이 빈번해지고, 현재 연안에서 포획되는 고등어의 40% 가까이가 미성어*다.


* 체형이나 색채 등은 성어와 거의 같으나 성기관(性器官)이 아직 미성숙한 어류



그러니까 우리 국산 고등어가 작아진 것이 아니라 덜 자란 것을 잡기 때문이다.


노르웨이는 1971년부터 30cm 미만의 고등어 어획을 금지하고 위반 시 판매금액을 몰수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시행했다. 우리나라 역시 고등어에 대한 포획 및 채취 금지체장이 설정되어 있는데, 그럼에도 우리나라 고등어가 노르웨이산보다 더 작은 이유는 우리나라 법적 금지체장이 21cm이기 때문이다.






 마은지


이 글은 지속가능한 미식 잡지〈SUSTAIN-EATS〉 3호에 수록된 글입니다. 종이잡지에서 더 많은 콘텐츠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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