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종착지는 같다.
‘당신에게 인생이란 무엇인가요?’
질문의 내용은 간단하지만, 순간 답변하기에는 곤란한 내용 중 하나임이 틀림없다. 인생에 대한 정의는 누구나 있다. 그 인생의 모양은 각자 살아온 방식과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일 것이다. 어느 인생이 정말 최고라고 감히 정의할 수 없음에는 분명하다. 하얀 도화지 위에 특정한 주제를 주고 그림을 그리게 하면 다양한 그림의 모양이 나올 것이다. 인생이라는 주제를 주었을 때, 어느 누가 그 모양을 예측하고 판단할 수 있을까?
어릴 때는 한 살이라도 더 먹은 형, 누나의 삶이 부럽기도 한 적이 있다. 왠지 모르게 많은 부분에서 나보다 잘할 것 같고, 많이 알 것 같아서 빨리 나이를 먹기를 바랄 때도 있었다.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고민을 그들에게 물어보면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생각도 했다. 살아온 시간이 있어서 문제에 대한 답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나보다는 걱정 근심이 없어 보이기도 하고, 특별한 이유도 없이 부러워하기도 했다. 단순히 나이가 많다는 것 자체가 부러움의 대상일 때가 있었다. 어느덧 동경하던 나이가 되어보니 그건 겪어 보진 않은 삶에 대한 괜한 동경의 대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걱정은 더 많고 근심과 염려는 하루가 다르게 더 쌓여 갈 때가 많았다.
인생의 해결책을 찾기 위해 남들 하는 것도 따라서 해보지만, 해결책은 찾을 수 없고 두려움만 늘어갈 때가 있었다. 남들 좋다고 따라 하다가 낭패를 보기도 했다. 뛰어난 학식과 연륜이 있는 누군가의 의견이 왠지 나의 삶을 바꿀 것 같았지만, 그건 헛된 바람임을 알게 되었다. 누구도 알 수 없는 삶의 여정.
유퀴즈에 출연한 영화배우 최민식에게 MC 유재석은 물었다. “최민식에게 인생이란?” 그는 MC의 질문에 단순하게 답했다. “내가 그것을 어떻게 알아요. 알았으면 점집을 차렸지. 인생에 답이 있나요? 세상이 변하고 사고방식도 다르고 가치관도 달라지고 인생이 졸업이 어디 있나요?”
사람에 대해서 그 누가 답을 낼 수 있을까? 유명한 철학자들이 삶에 대한 많은 명언과 글을 남겼지만, 삶의 뒤안길로 모두 사라졌다. 어쩌면 우리는 너무 인생에 대한 정답을 찾고자 질문하며 매달리고 있어서 진정한 인생에 대한 의미를 모르고 사는 것일 수 있다. 인생의 최종 종착지인 죽음이라는 결괏값은 누구나 동일하다. 종착지를 가기 전까지 현재 이후의 미래를 알기 위해서 애를 쓰면서 놓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어쩌면 누군가의 깊은 조언에 진심으로 따라 하지 않고 흉내만 내었기에 진정한 답을 못 찾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곤 한다. 가보지 않은 길이기에 누구도 알 수 없고, 결과에 대한 후회나 원망은 하고 싶지 않다.
일상의 삶 속에서 자주 듣는 지금의 중요성. 주어진 시간, 순간의 찰나를 충분히 누리며 살아가다 보면 삶의 종착지까지 어떤 풍파에도 쓰러지지 않고 안전하게 도착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