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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과 함께라 프랑스 여행에서 할 수 있던 것들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에필로그 #2

by 포그니pog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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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모든 에피소드가 다 끝났는데, 매주 월요일이 되면 울리는 알람. 어떤 목차에서 누락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총 30편으로 기획했던 첫 브런치북에 30회가 발행이 안 됐다. 그냥 모른척하고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던 중 문득 방점은 찍어야 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늦었지만 다시 발행하게 된 '별서방, 나도 프랑스 같이 갈까?' 두 번째 에필로그.


이미 에필로그를 작성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버전의 에필로그를 작성하려고 하니 어떤 주제를 선정할까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


직접 그리지는 않았지만, 내 머릿속에서 끊임없이 브레인스토밍을 이어나갔다. 이번 브런치북의 두 주인공은 별서방과 장모님, 만약 장모님이 가지 않았다면 본래의 별서방이라면 시도하지 않았을 것들에 대하여 고민해 봤다.


이를 다시 역으로 이야기하면 별서방이 장모님과 함께였기에 할 수 있었던 것들에 대하여 몇 글자 적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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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파리 오페라가르니에 / [우] 엑상프로방스 코몽아트센터
파리 BNF 리슐리외도서관



Keyword #1. 앤틱(Antique)



To be honest, 솔직하게 이야기하자면 금번 여행이 아니었다면 아직까지 앤틱의 멋을 모르고 살았을 것 같다. 처갓집에 가면 집안 곳곳에 있는 앤틱한 인테리어 소품들, 처음에는 이게 뭔가 싶었던 기억이 떠오른다.


프랑스 여행을 가기 전까지 앤틱을 왜 좋아하는지는 머리로는 이해가 됐지만, 가슴으로는 이해가 잘 안 됐다. 그렇지만, 이번에 여행 코스를 계획하며 도시 곳곳에 앤틱함이 돋보이는 장소를 넣었고 그 실체를 직접 목격하며 별서방은 앤틱을 왜 좋아하는가에 대하여 이제 머리뿐만 아니라 가슴으로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장소로써 파리 오페라가르니에와 BNF 리슐리외도서관, 엑상프로방스 코몽아트센터가 있다. 그런데, 만약 아내와 둘이 갔다면 굳이 이 장소들을 포함했을까? 아마도 이런 공간보다는 조금 더 빈티지한 혹은 모던한 곳으로 발걸음을 향하지 않았을까?



파리 to 엑상프로방스 1등석 with 현지 꼬맹이
니스 여행의 관문, 니스 중앙역



Keyword #2. TGV 1등석



이번 프랑스 여행 일정 중 방문한 도시는『파리(Paris) -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 - 니스(Nice)』까지 총 3곳을 둘러봤다.


본래는 파리와 니스만 왔다 갔다 하려고 했다. 그런데, TGV를 탑승하기로 결정하고 파리에서 니스까지 단번에 가기에는 편도로 오랜 시간(약 6시간 이상)이 소요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래서 중간 기착지인 엑상프로방스에 내려 1박 머무르고 니스로 가는 걸로 결정했다.


그런데, 여기서 본래의 별서방이었으면 무난하게 2등석을 예매해서 이동했을 것 같다. 사유는 역시 2배에 가까운 비용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장모님을 모시고 자유여행을 했기에 이동 수단에서는 최대한 편하게 모시고자 TGV 1등석을 예매했다.


그 덕분에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가장 편안한 기차여행을 하게 됐다. 이동하며 오히려 에너지를 축적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 큰 소득이었다. 앞으로 이 경험은 어떤 터닝포인트가 되어서 별서방은 더 풍성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될까?



엑상프로방스 아쿠아벨라&스파 호텔 야외 레스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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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미슐랭 1 스타 레스토랑, 르 크리스틴



Keyword #3. 파인다이닝



마지막 키워드는 파인다이닝(Fine Dining)이다.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시절 한창 SNS 상에서 유행했던 파인다이닝, 그때도 하지 않았던 것을 프랑스 여행에서 아내와 장모님과 함께 경험했다. 파리에서는 현지인 미슐랭 1 스타 맛집에서, 엑상프로방스에서는 멋들어진 호텔 식당 야외 테라스석에서 말이다.


"도대체 파인다이닝을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나도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만약 아내랑 둘이 갔다면 계산기를 먼저 두드렸겠지만, 장모님과 함께라서 최대한 멋진 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을 선사해 드리고자 열심히 구글링을 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를 통해 나도 파인다이닝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 알게 됐다. 파인다이닝을 통해 대화를 더 길고 깊게 하게 되고 좋은 음식까지 곁들여져 그야말로 잊을 수 없는 순간을 각인시킬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물론 순전히 내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그 순간순간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파리 콩시에르주리



이미 한 번 마무리했던 브런치북인데, 다시 마침표를 찍고 끝맺음을 하려니 왠지 모르게 쑥스럽다. 그렇지만, 올해 새로운 브런치북을 발간하려고 하던 차에 다시금 마음을 다잡게 되는 계기가 될 두 번째 프랑스 여행 에필로그가 될 것 같다.


평생 잊을 수 없는 별서방과 아내와 장모님과 프랑스에서의 찬란한 여름. 지금 시점에서는 가장 찬란한 순간이지만, 그 이상 우리의 찬란한 순간이 다시 다가오길 기도하면서 진짜 브런치북을 마무리해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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