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던 확신, 그리고 첫 우승
시즌 중반만 하더라도 전북 현대의 우승은 쉽게 그려지지 않았다. 순위표만 놓고 보면 불안했고, 결과 역시 기대만큼 따라오지 않았다. 하지만 시즌이 흐를수록 말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좋지 않은 날에도 분위기가 가라앉지는 않았다. 오히려 언제든 다시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설명하기 어려운 확신이 선수단과 프런트 사이에 계속해서 남아 있는 느낌이 들었다.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었지만, 매 경기 준비 과정에서 그 확신은 조금씩 짙어졌다.
개인적으로는 첫 K리그 시즌이었다. 그래서인지 우승에 대한 갈증은 누구보다 컸다. 한 경기, 한 경기가 내게는 모두 간절했다.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3연패를 기록했을 때였다. 순위는 4위까지 내려갔고, 분위기도 무거워졌다. 그럼에도 후반기에 접어들며 다시 무패 행진을 이어갔고, 승점은 차곡차곡 쌓였다.
그리고 가장 강력한 라이벌 울산이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10월 24일 제주와의 무승부로 1위를 탈환했지만, 리그 5연패의 향방을 결정지은 경기는 단연 11월 4일 울산전이었다. 그 경기 전까지 울산과의 맞대결 성적은 2무 1패. 흐름도, 기록도 불리했다. 그래서 그날의 승리는 무엇보다 절실했다.
당시 나는 경기 준비로 정신없는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경기를 보다 뛰어가고, 다시 돌아와 경기를 보다가 또 다른 업무로 자리를 떠나는 일이 반복됐다. 경기 막판, 스코어는 2-2. 선수단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경기장 전체를 뒤흔드는 함성이 들려왔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지 못한 채 다시 세팅을 마쳤을 때, 그제야 알았다. 일류첸코의 극장골. 그 한 골로 우리는 울산과의 우승 경쟁에서 결정적인 고지를 점했다.
이후 잠시 주춤한 순간도 있었지만, 12월 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끝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울산 현대의 추격을 따돌리고 만들어낸 결과였다.
K리그 5시즌 연속 우승, 통산 9번째 우승. 그리고 나, 김수홍의 K리그 첫 우승이었다.
시간이 지나서야 알게 된다. 5시즌 연속 우승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리고 첫 시즌에 그 경험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값진 축복인지 말이다. 그 순간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깊게 남았다.
인턴으로 시즌을 치르며 힘든 시기도 있었고, 위기의 순간도 많았다. 결코 쉽지 않은 시즌이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이어온 노력은 결국 우승이라는 결과로 보상받았다.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시즌이 끝났다는 건, 곧 다음 선택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전북과 계속 함께할지, 새로운 길을 택할지. 그 누구도 알 수 없는 미래 앞에서, 적어도 그 순간만큼은 생각을 멈추기로 했다.
지금 이 순간을, 이 우승을 온전히 즐기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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