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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냇물 Sep 10. 2024

명태요리 3선(選)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 - '농업이 나라의 근본'이라는 오래된 이 말우리나라의 정체성을 잘 나타냈었다(지금 산업국가).


그리고 그것은 수천 년 동안 금수강산 이 땅에 터를 잡고 농사를 지으며 평화롭게 살고자 한 정주권 문화국임을 설명하기도 한다.


평화를 사랑한 덕분(?)인지 유달리 외침을 많이 받았다. 나로선 세어보지는 못했지만 9백여 회가 넘는다고 한다.


그 탓인지 민초들은 수난의 연속으로 좋은 먹거리들은 수탈당했거나 공출을 당해 초근목피의 생활을 해야만 했다.


백성들은 제삿날이나 돼야 고기나 생선 맛을 보았다. 어쩌다가 구하게 된 소나 돼지 같은 귀한 식재료는 부위별로 조리해 하나도 남김없이 알뜰하게 챙겨 먹었다.


꼬리곰탕, 곱창, 족발, 껍데기 까지... 맛있고 영양까지 만점이니 조상들의 지혜에 감탄을 할 뿐이다. 


우리가 잘 아는 서민생선 명태도 그렇다. 외국에선 동물사료로 밖에 안 쓴다는 이 생선도 우리에겐 귀한 단백질원으로 알뜰살뜰하게도 조리되어 밥상에 근사하게 오른다.


그런 고로 대구과에 속한 명태의 이름도 생것은 , 말린 것은 황태, 바짝 말린 것은 북어, 잡아서 얼린 것은 동태, 어린 개체는 노가리, 반건조한 것은 코다리, 하얗게 말린 것은 백태, 명태알은 명란, 명태창자는 창란, 명태순대, 명엽채 등 다양하게 불렸다.


이것은 명태를 다양하게 가공하고 요리해 먹었다는 명백한 증거로써 외국 사람들이 보면 기가 막힐 일이다.


식재료를 구하기 어려운 여건에서 창발력을 발휘한 결과라 할 수 있다.


조상님들 덕분에 살만한 나라가 된 요즈음 우리는 명태를 건강식 별미로 즐기게 되었다.


내가 만난 명태요릿집 세 곳을 소개한다.(서울과 속초를 오가며 거주했음)


1. 서울  북창동 '속초 생태'

서울 북창동 안쪽골목에 위치한 생태 전문식당으로 블루리본이 여러 개 걸려있는 맛집이다. 수북한 미나리, 비린 맛이 없고 국물이 자극적이지 않는데 왠지 댕기는 맛집이다. 점심은 웨이팅이 있을 수 있으니 감안하되 바로 앞에도 잘 알려진 생태집 '부산갈매기'가 위치한다.

* 속소 영랑해변길 '속초 생대구집'. 명태 4촌인 대구요리 설명생략('속초요리'편 참고)

* 블루리본 : 한국 최초의 맛집평가 가이드('24년 리본 3개 받은 곳 : 서울에는 44개소)


2. 인제군 진부령 '용바위식당'

용바위식당은 진부령과 미시령이 분기되는  용대리에 위치하며 백종원 씨가 이미 낙점한 곳이라 더 설명이 필요 없을 듯 한 곳. 용대리 덕장에서 모진 추위 속에 햇볕과 눈, 바람을 맞으며 건조(숙성)된 황태! 구이정식이나 황태국밥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즐긴다. 동해안 넘어갈 때 고속도로로만 가지 말고 운치 있는 진부령길로 가면서 즐겨보시길~~


3. 남양주 수석동 '황금코다리'

멋진 한강의 풍광 속에 맛집이 즐비한 수석동에 가성비 좋은 점심특선 코다리 정식으로 유명한 '황금코다리'집 단체모임으로 항상 붐빈다. 코다리 &시래기조림도 괜찮다. 맛걸리가 무한 리필이라 주당들을 유혹한다. 주차장이 좁은 게 '옥에 티'이나  주차요원이 무료로 기민하게 주차를 해준다.

*** 세 곳 공히 가격도 합리적이고 식당환경이나 인테리어도 깔끔하며 손님이 많으니 식재료도 신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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