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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Feb 20. 2024

캐나다에서 한국 책 보기!
+ 신경 끄기의 기술 리뷰!


지난번 우울함이 잠시 나를 스쳐감에 대해 그 우울감을 이겨내기 위해 나에게 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글을 썼다. 감사하게도 댓글에 한국 책들 보는 법에 대해 알려주셨는데, 그때 생각이 난 것이 간절하다면
E북으로 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또다시 생각한 것이 한국 도서관에서 E북을 빌려보기였다. 


한국에 있을 때도 도서관 마니아였는데, 화면만 보고 있으면 눈도 침침하고 종이책이 좋아서 E북에 대해서는 생각도 못 해 봤었다. 캐나다에 있으니 찬밥, 더운밥 가릴 처지가 아니게 되었기에 도서관에 들어가서 E북을 찾아봤다. 

도서관 앱인 리브로피아 앱에 접속하여 e북과 협약까지 된 안산 중앙도서관에 접속하여 모바일 전자책을 검색하였다. 내가 보고 싶어 한 '신경 끄기의 기술'이 있다. 러키! 
이제 한국 책들 보고 싶다면 캐나다에서도 언제든 볼 수 있다! 하지만 영어 책을 보는 연습을 해야 하는데.... 마음은 영어책인데, 내 손은 한국 책들 집는다. 

구구절절이 내 현재 상황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내용이었다.
책을 다 읽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 영어 공부도 할 겸 아마존에서 영어로 된 책을 구매했다.  

나와 비슷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위해 오랜만에 짧은 책 리뷰를 해본다. 

우리는 항상 옳은 일만 해야 한다는 생각 속에 살고 있기에 실수할 때마다 죄책감이 든다. 결국 '지옥의 무한궤도'에 빠지게 된다. 기분을 끌어올리려고 하면 할수록 더 불행해진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를 바라는 행동이 무엇보다도 그것을 가지지 못했다는 것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계속 묻는다면
결코 행복할 수 없다.


우리가 무심코 하는 '행복해지게 해주세요'라는 기도가 지금 현재를 행복하지 않다고 현실을 부정해 버리니 우리는 평생 행복할 수 없다. 이런 아이러니 같은 말이 있다니,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면 나는 항상 행복한 상태인데, 행복하기를 바라기에 현실의 행복을 불행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인가? 

이 책에서는 또한 우리가 가치 있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부정적인 경험을 극복해야 한다고 한다.
강해지기 위해서는 실패를 경험해 보고 깨져야 한다는 이런 원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다. 


신경 끄기는 무심함이 아니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책에는 무심함은 나약한 감정이라고 정의한다. 지금 나에게 문제가 있는데 그냥 넘어간다는 것은 나약하기 때문이지 내가 긍정적인 인간이여서가 아니다. 문제는 없어지지 않는다. 


문제없는 삶을 꿈꾸지 마! 그런 건 없어!
그 대신 좋은 문제로 가득한 삶을 꿈꾸도록 해!


다른 사람들도 문제 있는 삶을 살고 있다는 말만 들어도 내 삶만 불행하지 않음을 인식하고 기분이 한결 좋아진다. 어찌 보면 인간의 본성 중 하나는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고 남의 행복은 나의 불행이 되는 악마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것 아닐까? 다른 이가 해외여행을 갔다는 사진을 보거나 이야기를 들으면, 갑자기 내 평범한 일상이 불행해진다. 반면에 남이 주식투자로 돈을 잃었다는 말을 들으면 아무 일도 하지 않은 내가 자랑스러워진다. 나는 평범한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성공을 결정하는 질문은 '나는 무엇을 즐기고 싶은가'가 아니라,
'나는 어떤 고통을 견딜 수 있는가'다.


이 대목을 읽는데, 나의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났다. 나는 고통을 견뎌야 하는데, 단 열매만 먹고 싶었다. 노력하지 않고 결과를 바랐었고 내 멍청함과 게으름이 현재의 나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이민자의 삶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왔지만 막상 현실을 마주하니 청소를 하는 일도, 패스트푸드점에서 감자튀김을 튀기는 일도 피하고 성공한 인생을 즐기고 싶었기에 괴로운 것이었다. 
과정이 중요한데 결과 만을 따지는 전형적인 자본주의 생각에 물들어 있었다. 


최고 또는 최악! 1%가 되어야 한다는 강박증


미디어의 발달로 인해 극단적인 정보의 홍수 속에서 우리는 주위에서 일어날 수 없는 예외적인 정보만을 마주하며 살고 있다. SNS에는 비정상적으로 이쁘고 잘 생긴 사람들만 나오고 특별한 사람들의 정상적인 것 같으면서도 비정상적인 일상생활들이 펼쳐진다. 몇 십만 원짜리 호텔에 가는 것, 몇 십만 원짜리 오마카세에 가는 것, 해외여행을 가는 것 이 모든 것들은 일상적인 것이 아닌 특별한 것들이다. SNS 애서는 이런 장면들이 일 년에 한두 번이 아닌 매일 나오면서 지극히 평범한 나의 일상을 불행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평범한 사람들은 이를 보면서 불안과 절박함을 느끼고, 그 결과로 허세와 중독을 이용하여  스스로를 과장하거나 타인을 과장한다. 월세를 살면서 외제차를 끌고 월급 200만 원을 받으면서 300만 원짜리 루이비통 백을 사며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고 포장한다.

Unsplash의 Etienne Girardet

이 모든 것을 총괄하는 담당자는 현대 소비문화의 광고와 마케팅이다. 모든 광고와 마케팅의 밑바닥에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명제가 깔려 있다. 하지만 우리는 적으면 적을 수록 행복을 느낀다.  개인적인 일화지만, 저번 주말에 아이들에게 스시 뷔페를 데리고 간다고 하니 새벽에 일어나면서 스시 뷔페를 간다고 환호하며 날뛰었다. 한국에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외식했을 때는 나가기 귀찮다고 집에서 먹으면 안 되냐고 하던 아이들이 캐나다에서는 집 밥만 먹다가 외식을 잡아 놓으니 좋다고 날뛰었다. 결과는 연어 초밥 몇 점, 젤리와 아이스크림 한 그릇씩 먹고 끝났다. 뷔페 가격이 아까워서 아이들에게 더 먹으라고 했지만 나조차도 2접시 이상은 무리라 할 말이 없다. 여하튼 아이들이 외식을 기다리는 것은 처음 본 광경이었다.   


완전히 무시해도 좋은 엉터리 가치들
1. '쾌락'은 가짜 신이다.
2. 물질적인 성공
3. 나는 다 안다는 태도
4. 무한 긍정


위에 있는 가치를 무시하고 인생을 산다면 좀 더 편안하게 살지 않을까 싶다. 
첫 번째 쾌락은 행복의 가면을 쓰고 있지만 행복과는 반대되는 개념이 많다. 음식으로 느끼는 쾌락? 이 쾌락 때문에 사람들은 비만이 되어 간다. 야식도 음식으로 느끼는 쾌락의 한 부분이 될 텐데, 역류성 식도염이 있는 사람은 5시 이전에 식사를 끝내보아라. 나는 2시에 점심을 먹는 것으로 하루 2끼의 식사를 마무리 짓는데, 역류성 식도염이 사라졌다.  술도 쾌락, 인기를 얻는 것도 쾌락일 뿐이다. 

Unsplash의 Emile Mbunzama

둘째는 물질적인 성공, 부자들의 상징인 물질적으로  보이는 것이 사실 가난해지는 지름길이다.
좋은 차, 좋은 집, 호캉스, 비싼 술, 해외여행, 멋진 옷, 분위기 좋은 식당.. 
파이어족처럼 인생을 자유롭게 살고 싶으면 부자들의 상징과 멀리하고 가난해 보이는 삶을 살아야 한다. 
연비 좋은 오래된 차, 효율적인 집, 텐트 여행, 금주, 무료 볼거리, 미니멀 라이프, 집 밥과 도시락.
로또를 맞은 사람들이 파산하는 이유는 물질적인 부를 탐하여 급속히 가난해짐에 있다. 

Unsplash의 Melanie Pongratz


셋째로 나는 다 안다는 태도. 아쉽게도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다. 매일 틀리면서 살고 있다. 우리의 삶도 미래의 사람들에게는 미개하고 우둔한 삶으로 표현될 수도 있다. 괜찮다. 그들도 그다음 미래에서 본다면 틀린 결정을 하고 살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이 진귀한 보물이라도 되는 양 나를 높인다면, 그 사람의 인생은 힘들 것이다. 

넷째로 무한 긍정, 삶은 때로 엉망진창이라는 것이 사실이고 이를 받아들여라. 무한 긍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은 삶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부정하는 행위이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안 하면서 긍정적인 사고만 한다면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과 무엇이 다른가. 자신에게 문제 있으면 이를 해결하면서 존재의 가치를 찾으면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것은 엉터리 가치를 선택했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 실패 기준이 나의 선택이 아닌 타인의 행동일 때는 목표를 재설정 해야 한다. 


피해자 VS 구원자
관계의 덫에서 나와라.


이 책에 나와 있는 것에서 내가 느끼던 '죄책감'에 대해 나도 모르던 관계를 설명하고 있었다. 세상에 2가지의 사람들이 있다. 
피해자: 타인이 자기의 문제를 책임지기 바란다. 
구원자: 오지랖 넓게 타인의 문제를 책임지려한다. 
나의 경우는 '첫째 딸'이라는 구원자의 입장에 세뇌가 되어있었다. 어려서부터 '거절'을 통해 자아 형성을  해야 했었는데, 거절하지 못하는 '살림 밑 천 착한 첫째 딸'인 타이틀을 가지고 살았다. 부모님에게도 잘 해야 하며 동생에게는 엄마의 역할을 해야 한다. 엄마가 해야 하는 집안일은 나에게로 돌아오고 귀찮음에 바쁜 엄마를 대신하지 않으면 혼이 났었다. 이런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살았기에 다른 이와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아 건전한 관계를 형성하기가 힘들었나 보다. 
사랑이라는 행위는 조건이나 기대가 없을 때만 타당하다. 사랑받기 위해서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한다는 전제가 첫 단추부터 잘 못되었기에 모든 것이 꼬였었다. 

Unsplash의 Kelly Sikkema

무슨 수를 써서라도 모든 것을 동등하거나 조화롭게 만들려는 욕구는 교묘하고 심각한 형태의 허세이다.

거절을 회피한다면 쾌락과 자아도취자가 되거나 가치 없는 삶이라고 생각하고 산다. 
착한 아이 증후군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닐 것이다.  거절은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에 본인의 의지와 다른 일들을 거절하지 못하고 타인과 나와의 관계를 정립하지 못한 채 성인이 된 우리 세대에 앓고 있는 문제 아닐까? 경계가 분명한 사람들은 짜증이나 논쟁, 상처받기를 겁내지 않는다고 하는데 나는 조화롭게만 만들고 싶으니 아마 허세에 쪄든 사람 중 한 명 같다. 

이 책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인, 메멘토모리 즉 우리 모두는 죽는다는 말로 마무리 짓는다.


죽음을 늘 의식하지 않으면 하찮은 것이 중요해 보이고,
중요한 것이 하찮게 보일 것이다.


삶은 죽음이 있어서 아름다운 것이다. 죽음을 찬양하지는 않지만, 죽음이라는 마지막이 있음을 알기에, '나'라는 존재가 중요하지 않고 '삶'이라는 지금 현재가 중요해진다. 돈이 중요한가? 명성이 중요한가? 인기가 중요한가? 남에게 사랑받는 것이 중요한가? 우리는 중요하지 않은 것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살아간다. 만약 죽음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산다면, 물질적인 것에 집중을 하겠는가? 신체적인 것에 집중을 하겠는가? 인간의 삶 언젠가는 노화가 찾아와 늙고 병들어 죽을 텐데.. 그때 남는 것은 내 추억밖에 없지 않을까? 그럼 현재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타인의 비판이 겁 나서 실패에 대한 망신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는 않는가? 우리는 인생의 사소한 문제에 벌벌 떨고 기죽는다. 아무것도 아닌 게 우리를 먹어치운다. 겁낼 것 없다. 전혀... 


이 책을 선택할 때는 타인에게 신경을 끄고 싶어서 선택을 했었다. 유튜브를 처음 찍었을 때 악플을 보고 부들부들 떨던 4년 전보다는 성장하긴 했지만 타인이 나를 어떤 시선으로 볼지에 대한 두려움과 친절을 베풀지 않으면 죄책감을 느끼는 이상한 내 성격으로 인해 불편함을 느끼고 있었기에 타인을 나와 분리하여 신경을 끄고 싶었다. 그 또한 내 나약한 감정이었다는 것을 이 책에서 지적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을 하면 되고 실패가 성공이 되고 성공이 실패가 될 수도 있으니 현재의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라고 이 책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허세 부리지 말고 거절도 하고 거절로 인해 상처를 받지도 말고 거절하는데 두려워하지도 말고... 어렵다 어려워..  어릴 때 이것들을 정립했어야 하는데, 이제 준비해야 하다니, 오늘도 깨달음을 얻고 하루를 살아간다. 

Unsplash의 Arvind Pill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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