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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Mar 09. 2024

Happy Women's Day!
무료 커피를 마시면서

오늘은 여성의 날이라고 한다. 무슨 Day 같은 거에 대해 민감하지 않은 사람이고 관심도 없는 사람인데, 오늘 Women's day에 대해 글을 쓰려 하는 것은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아니고 여성 인권에 대해서도 아니다. 


오늘 선생님의 개인적인 문제로 수업을 취소하여서 아침에 아이들을 보내고 남편과 함께 커피를 마시려고 학교 선생님이 알려준 분위기 좋은 커피숍으로 향했다. 

커피숍 앞에 펼쳐진 설경이 언제 보아도 참 아름답다. 

팀 홀튼 만 보다가 한국과 비슷한 커피숍을 만나니 마음이 설렌다. 팀홀튼에서의 약한 커피와 다르게 한국처럼 진한 커피를 내려준다. 이곳이 카페라테가 맛있다고 해서 갔는데, 난 커피를 끊었지만 그래도 흉내는 내고 싶어서 디카페인 라테와 그냥 라테 그리고 이 카페의 시그니처 메뉴인 시나몬 번을 하나 시켰다. 


그런데 카페 점원이 Y.F WIVES라는 곳에서 후원을 해주었다고 하면서  오늘은 Women's day이기 때문에 여자는 커피가 무료라는 것이다.

시나몬 번도 하나만 시켰는데, 작은 것 밖에 남아 있지 않다면서 두 개를 주었다. 
오늘따라 왜 이리 무료로 받는 것이 많은지 신기하고 감사하다. 

캐나다에서는 내가 연관이 없는데도 혜택을 받는 경우가 참 많다. 한국에서는 누군가가 기부를 한 것을 보는 일이 쉽지 않은데, 이곳은 신기할 정도로 어떤 단체나 개인이 기부를 했다면서 무료로 이용하라는 경우가 많다. 

여름에 아이들 수영장도 월, 수, 금은 요일마다 다른 업체에서 아이들을 위해 돈을 대신 내준다고 무료로 이용하라고 했었고, 애들 학원 비용도 세금에서 Support를 해주는 것이 아닌 Fund에서 지원을 해준다. 쭌이가 병원에서 받았던 곰돌이 인형도 단체에서 지원을 해준 것이었고,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도 개인이 New Comer 센터에 아이들 선물을 지원해 주어 많은 아이들이 장난감을 받을 수 있었다. 
이번 세금 신고를 보니 세금 더 내는 것보다 기부를 하자고 생각하는 것이 어떤 의미 인지를 알 것 같다. 
세금으로 내는 것도 좋지만 기부를 한다면 내 돈이 사용되어 다른 사람들에게 가는 것을 직접 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서 내 마음도 뿌듯해질 것 같다. 

캐나다에 처음 올 때, 왜 봉사를 하고 기부를 하는지에 대해 평생 내가 가진 것을 보호하면서 이기적으로 살았기에 솔직히 이해를 하지 못했었다. 하지만 캐나다에 와서 1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에 왜 봉사활동과 기부가 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지에 대해 배우고 있다. 아마 이 사회에서 크는 아이들은 이기적이기보다는 모두의 지원과 사랑을 받으며 또 그 감사함을 느끼며, 자신의 것을 나누어주며 너그럽게 자라지 않을까?  

한국에서는 이런 마음을 잘 못 느꼈는데, 캐나다에 오니 사랑과 보살핌을 받는 느낌이 든다. 우리도 정착하여 집을 사고 안정이 되면 또 다른 누구를 위해 베풀고 싶은 사랑의 감정이 솟아 오른다.  

커피 한 잔에 사랑을 느끼는 따듯한 날이다. 

Unsplash의Nathan Duml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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