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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Mar 09. 2024

내 글이 불편하시다면 보지 마세요,

글을 쓰면서 이런저런 사람들을 참 많이 마주한다. 

처음에는 내 글의 조회수가 높아지면 신이 났다. 무엇인가 인정받은 것 같고 내가 글을 잘 쓰는 것 같고 사람들이 좋은 댓글을 달아주면 칭찬받은 아이처럼 신이 났다. 

하지만 글을 쓴 지 4년이 되어가면서, 내 글의 조회수가 높아질수록 불안하다. 

오늘은 또 어떤 지식이 높은 사람이 내 글에 와서 지적을 할까? 

지적의 시작은 다양하다 맞춤법부터 시작해서 비교를 그렇게 하면 안 되느니, 우유가 몸에 좋은데 왜 그렇게 말하냐느니, 네가 이 쪽 물가를 몰라서 그런다드니, 아이에게 그런 교육을 시키면 안 된다느니, TV가 있어야지 아이들에게 좋다느니, 너 같은 사람 때문에 나만 세금 내고 산다더니 정말 여러 가지 지적을 하고 지나간다. 

내 글 말고 다른 글에 캐나다 엄마가 김밥과 떡꼬치를 아이 도시락으로 싸주었다는 글을 봤는데, 댓글이 탄수화물만 주면 건강에 안 좋다는 글을 보고 참 대단한 참견 나셨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게 내 관점에서는 신기한 사람들이 많다.  


이번에 세금도 그러하다. 나는 그냥 세금 많이 나온다고 했는데, 전액 환급이라 신기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대충 계산해서 올렸는데, 내 글의 정보가 부정확해서 보기 불편하다고 한다. 


내 글이 불편하시다면 보지 마세요. 

핸드폰으로 인터넷을 보는 것도 내 글을 클릭한 것도 모두 당신의 선택이지 내가 내 글을 보라고 당신 눈앞에서 핸드폰을 들이밀지도 않았고, 글의 내용을 읽어주지도 않았다. 논문을 쓰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간단하게 일상을 쓰고 있을 뿐인데, 글에 지적을 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글을 쓰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꼭 그런 사람의 특징은 내 글을 구독하지도 않고, 아니 아무도 구독하지 않고 이 글 저 글 보다가 본인이 더 많이 알고 있어서 무례한 댓글을 달고 간다. 

Unsplash의 Adi Goldstein

솔직히 내가 틀렸다면, 상냥한 말투로 말을 하면 무슨 일이 생기는가? 

내가 말하고 싶은 큰 틀은 세금에 대해 걱정 안 해도 되겠다는 것이었다. 한국에서 생각한 것처럼 반을 세금으로 내지는 않는다고 이번 세금 신고에서 느낀 것에 대해 쓴 것뿐이다.  내 세부 정보에 대해 보는 것이 불편하다면서 말을 하면, 전에는 이런 댓글이 달리면 미안하다고 했었는데 이제는 미안함 보다는 그들의 무례함에 기분이 별로다. 자신의 틀림을 지적하면서 무례하게 말을 하는 사람에게 친절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이 요새 깨달은 인간관계의 법칙이다. 그래서 댓글에 무례함이 엿보이면 차단을 해버린다. 이젠 대꾸하기도 귀찮다. 


내 글에는 수많은 잘못된 정보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것은 내가 보는 관점이고 내가 경험한 생활일 뿐이다. 내 지식이 깊지 않고 내 생각이 깊지 않아서 내 눈앞에 보이는 것만 쓸 수 있다. 난 전문적으로 돈을 받고 글을 쓰는 사람도 아니고, 그냥 내가 느낀 것과 경험한 것을 쓰는 것이다. 논문으로 돈을 받는 글이었다면 더 잘 썼을까? 당신은 내 글을 돈 주고 구독하는 것도 아니지 않소... 


브런치에 글을 쓰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의 일상이나 생각한 것에 대해 올린다. 모든 것이 옳을 수도 없고 내 생각과 같을 수도 없다. 정보에 대해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고 구글을 통한 정보를 올렸을 때 현실과 다른 점이 있을 수도 있다. 

한국은 연금, 의료보험, 4대 보험, 세금 등을 모두 내야 하니 나는 세금이라고 통틀어 말했던 것이고, 캐나다는 연금도 내가 낸 만큼만 받는 것이 아니라 나라에서 부수적으로 지원해 주는 것이 많기에 세금이라고 통틀어 생각을 했고, 내 입장에서는 나라에서 받는 부부 합산 300만 원 연금에 포함이 된 금액이라고 생각을 하여 계산할 생각을 안 했다. 내가 잘못했다. 하지만 말하는 방식에 있어서 다짜고짜 니 정보가 잘 못 돼서 보기 불편해.라고 말하면 화가 난다. 아니면 본인이 제대로 된 정보를 업로드해서 본인의 글을 올리던가. 그것도 아니면 이쁘게 정리를 해서 나에게 전달해 주던가.  


나는 숫자를 가지고 먹고사는 사람도 아니고 또한 글로도 먹고사는 사람이 아니다. 

그냥 내 경험을 나누는 수다쟁이 일 뿐이다. 3분이면 읽는 글을 하나 쓰는데도 2~3시간이 걸리는 우둔한 수다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다를 떠는 것은 내 수다로 인해 다른 세상을 소개해주고 싶어서이다. 

글을 써서 구독자가 많아진다고 돈을 받는 것도 아니고 내 글을 많은 사람들이 본다고 뽀찌를 받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내 글들은 나에게 소중하다. 내가 지나온 길이고, 내 멍청함들이 미래의 밑거름이 되는 소중한 자산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나의 잘못된 정보에 대해 본인의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주면서 고치라고 한다면 넙죽 절을 하며 감사의 인사를 하고 빛의 속도로 내가 쓴 글을 변경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안 하면서 내 정보에 대해 불평을 하며 불편하다고 한다면, 그냥 지나가시기 바란다. 나도 나를 무례하게 지적하는 당신이 불편하다.  

Unsplash의 Volodymyr Hryshchenko



대꾸하기 귀찮기도 하고
그 사람들 때문에 신경쓰고 있는
내가 한심해서 글을 내렸다.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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