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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똘맘 Jun 22. 2024

캐나다 첫 회사, 2개월 만에 사직서를 쓴다..

영주권이 나온 후, 이 다음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할지 여러 생각이 오고 갔다. 

캐나다 생활을 시작할 때는 영주권이 나오면 시골을 빨리 벗어나자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시골이 살기 좋아진다. 취업이 되지 않다가 영주권 마무리 단계에서 직업을 가졌기에 다른 곳보다 생활비용이 저렴한 시골에서 살면서 남편 영어를 준비 시켜야 할지,  아니면 빨리 도시로 가서 내 두 번째 직업을 위해 학교를 다녀야 할지 이 또한 고민이다. 

Unsplash의Andrew Neel

남편과 오랜 상의 끝에 인생은 모험이라고 생각을 하며, 지루한 천국을 뒤로 한 채 모험의 길로 다시 한번 나가자고 이야기를 끝냈다. 회사에 언제 그만 둔다고 이야기를 할까? 하며 무거운 마음으로 회사를 다니고 있었다. 그 때 오일쇼에 나만 안 데려가는 일이 있었고 오일쇼가 끝난 다음날, 가벼운 마음으로 남편이 영어를 못해서 한국 일자리를 따라가야 할 것 같아서 2주 후에 그만 두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했다.


조금 더 자세히 표현을 하자면, 영주권 나온 후에 계속 최저 임금을 받고 일을 할 수는 없기에, 남편의 직업을 건축 쪽으로 바꾸려고 하는데, 남편이 영어를 못해서 한국인 일자리를 알아보고 그 곳으로 가야 할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말을 했다. 

내 사직통보를 들은 부사장 Kara는 몇 가지 질문을 했다. 


오일 쪽 건축은 어때?
근데 영어는 좀 해야 되는데..
혹시 여행이 필요한 거는 아니야??
어디로 가려고?

나는 사스카툰, 에드먼턴, 캘거리 중에 하나의 도시로 갈 것 같다고 말을 했다. 
사실은 에드먼턴에서 공부를 하긴 하겠지만, 정착할 곳은 계속 왔다 갔다 한다. 

내 말을 들은 Kara는,

그럼 도시를 돌아보고 별로면 다시 와, 
그 때는 Full Time Job으로 변경하고, 월급도 올려 줄께!


내 사직 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하나 둘씩 나에게 다가와, 왜 SK주 시골이 살기 좋은지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물가가 다른 곳의 반값이고, 치안도 좋으며 사람들도 친절하고,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곳을 놔두고 왜 다른 곳으로 이동하려고 하냐면서 다시 생각해 보라고 한다. 

고맙게도 메세지로 내가 떠나는 것의 아쉬움을 표해 준다. 


사실, 나도 이렇게 편한 직업을 두고 다른 직업을 찾는 것이 맞는가 싶기도 하면서, 컴퓨터를 너무 보아서 침침해지는 내 눈이 걱정되기도 하고, 내가 정말 힘든 마사지를 잘 할 수 있을까 걱정도 되면서, 물가가 2배 비싼 에드먼튼에서 행복할까? 고민도 되고 머리가 복잡하다. 


지난주 금요일, 4명 빼고 자리에 없는 사람들을 보며, 다시 한번 이 지루한 천국이 좋은 것인지 아닌지 모르겠다눈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는 Hair shop 약속이 있다고 10시에 나가서 3시에 다시 들어와서, 사람들에게 머리를 보여주면서 이야기하는 리아를 보면서, 한국 회사 생활과 다른 삶과 일의 발란스를 심하게 느낀다. 오히려 삶 쪽이 더 무거운 곳 같다.   


이제 3일만 더 출근 하면, 퇴사다. 퇴근 시간 30분 전에 부사장 Kara가 사무실에서 이야기 좀 하자고 부른다.  


나한테 제안을 한다는데, 무슨 제안인가 봤더니, 종이 서류를 내민다. 

서류 봉투에는 Job Offer가 들어 있다. 


사직서를 쓴 사람에게,
Job offer 라니...

주 40시간 근무, 초봉 $40,000, 일 년에 3주 Vacation, 연금은 RRSP 3% 매칭이라는데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Family Health Benefit 도 준다. 일하는 시간도 내가 정할 수 있다.


하지만 캐나다 사람들 속에서 외국인으로 써 혼자 일하는 것이 쉽지 만은 않다. 조금 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싫고 마음 편하게 살고 싶다.  

나에게 이런 좋은 기회가 또 올지는 모르겠지만, 덕분에 자신감이 많이 올라갔다. 
외국인이 혼자만 있는 곳에서 일을 해본 경험도, 캐나다에서 사무직으로 일한 경험도, 아마 SK주 시골이 아니었으면 가능하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앞으로는 더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캐나다 첫 회사를 마무리 짓는다. 모두에게 감사하고 나에게도 스스로 칭찬을 한다. 


무서웠는데,.,,
정말 잘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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