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돈이 생겨서 기뻐하는 것도 잠시,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던 세계가 항상 변화하는 세계로 바뀌었다. 첫 시작은 돈이었다. 알면 알수록 돈은 가변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돈이 변하지 않는다며, 사람보다도 돈을 신뢰하는 지경까지 왔는데 내가 보기에는 돈은 매일 변하는 요상한 물건이었다. 내 주식 계좌의 돈은 항상 변화한다. 이유가 없다.
뉴스에서는 이런저런 이유를 붙여서, 어떤 이유 때문에 오늘 주가가 2% 하락 했다. 5%상승 했다 라고 말하지만, 그것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지다의 격이었다. 상황이 벌어졌으니, 머라도 주워서 껴맞추고는 자기말이 맞다고 우긴다.
코로나시절 집값이 올라감에 따라, 사람들은 본인이 부자가 된 것 처럼 생각을 하고, 집이 있는 사람들은 집값이 더 올라가기를 바라는데, 어차피 집이라는 것은 한 채만 있다면, 그 집을 팔 때까지 그 가치가 없다는 것을 모르고 부자가 되었다고 착각을 하고 행복해 한다.
1960년대에는 아빠 혼자 일을 해서 집을 장만 할 수 있었다.
1980년대에는 맞벌이를 해야 집을 장만 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이후에는 맞벌이를 하고 은행의 힘을 빌려야 집을 장만 할 수 있었다.
이 말도 안되는 상황을 경제학자들은 인플레이션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당연한 결과라고 말을 한다. 우리는 가만히 앉아서 코를 베어가는 상황에서도 즐겁다며 춤을 추고 있었다.
주식도 그러하다, 어제 200달라였던 주식을 오늘 딱 한명이 300달라에 내놓았는데 그것이 팔렸다면, 그 주가는 300달라가 된다. 나머지 사람들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데, 그 가치가 올라간다. 그 다음날은 다른 사람이 오늘 꼭 그 주식을 팔아야 하여 150달라에 내 놓아서 다른 사람이 샀다. 어제에 비해 50% 폭락했다.
집 값과 주식은 인플레이션 햇지(Inflation Hedge) 밖에 되지 않는데, 사람들은 자신의 부가 2배가 되었다면서, 행복해 한다. 짜장면 값이 1990년 500원이었는데 2025년 7500원으로 15배 뛰었다는 사실은 체감하지 못하는 걸까? 왜 잊어버린 걸까?
내가 믿었고, 인생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돈이 사실은 사막의 신기루 같은 존재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은 이 세상에 하나도 없었다. 나는 망망대해에서 파도를 타고 있으면서, 내 의지로 위 아래로 움직인다고 생각을 했던 멍청이에 불과 했다.
그 때 갑자기 3인칭 관점으로 박스 안에 갇혀있는 나를 볼 수 있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항상 1인칭 관점으로 나에게 잘 해주지 않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라고 생각 했었고, 잘 되면 내탓 안되면 내 탓이라고 하며 내로남불 속에 살아갔었는데, 어느 순간 내 중심이 아닌 제 3의 관점으로 내가 보였다.
우주의 먼지 같은 존재...
2023년에 대한민국에서 사망한 사망자 숫자는 352,511명 이라고 한다. 이 중 몇명의 장례식에 참가를 했는가? 내가 갑자기 죽는다고 해도, 아무도 나를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아니 내가 죽은 사실 조차 모를 것이고,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도 모를 것이다. 나와 인연이 있었던 사람들도, 내 장례식에 초대되지 않는다면, 나의 죽음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본인들의 인생을 살아갈 것이다.
내가 쫓던 돈도 허상이고, 내가 진정으로 소유하지 못하는 것임을 알았는데, 이제 내 인생 또한 중요하지 않고, 허상이 되어버렸다. 오늘 길을 걷다가 우연히 내 발에 밟혀 죽은 개미와 내가 무슨 차이가 있는가? 개미 또한 본인의 삶이 소중하다고 생각을 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그 모습이 내 모습과 동일 하다니, 대체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는 아무리 돈을 벌어도 계속 벌어야 하는 상황 속에 살고 있었다.
인플레이션이라는 이름으로, 내가 어제까지 벌었던 돈의 가치들가 강제적으로 하락 당했는데, 세상 사람들은 이를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다. 아니 내 돈이 강제로 빼앗겼는지도 모르고 있다. 과거에는 아빠의 월급만으로도 살아졌는데... 이제는 온 가족이 돈을 벌면서 돈에 대해 집중하고 살아야 한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착취가 만들어졌다. 정년 퇴직이 만 60세에서 만 65세로 변경 될 것이라는 뉴스가 나온다. 이제 늙어도 쉬지 못한다.
내 인생의 의미는 무엇일까?
나는 돈을 버는 기계인가? 노예인가? 땅에서 지나다니는 개미도 자신의 인생이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하겠지? 우리의 인생이 얼마나 가치가 없는 것인가를 느끼는 순간, 내가 삶은 비참해 진다.
왜 아무렇지도 않았던 인생이 가치 없음으로 전락을 해버리는가?
내가 느낀 정답부터 말하자면, 우리의 인생은 의미 없다.
내 인생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과 동물, 식물의 인생도 의미 없다.
식물이 자라면, 어느정도 자라다 곤충과 동물의 먹이가 되고, 벼락에 맞거나 산불 속에서 타 버릴 것이다.
특히나 늙은 나무는 말라버려서 산불에 좋은 불쏘시개가 될 것이다.
나무가 타버린 후, 그 재 속에서 땅은 비옥해지고, 새로운 생명이 태어난다. 나무의 삶에 의미가 있는가? 의미가 없는가?
동물들도 열심히 식물을 먹고, 포식자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도망다니며, 평생을 먹고 도망다님의 반복 속에서 살아간다. 그들의 마지막은 포식자에게 잡아먹히거나 죽어서, 벌레에게 잡아 먹힌다. 그 삶에 의미가 있는가?
인간의 삶 또한 그러하다. 어차피 세상 밖으로 나올 것을 욕심을 내어 하나라도 더 먹으려고 노력한다. 비싼 소고기를 먹어도 세상으로 나올 것이고, 식빵 한 조각만 먹어도 세상으로 나올 것이다. 어떤 것이든 우리 몸에 들어가면 통과하여 나오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비싼 옷을 걸쳐도 노화를 막을 수 없다. 노화를 막을 수 있는 것은 미라를 만드는 방법에서 사용한 것처럼 방부제를 듬뿍 바르는 것 밖에 없다.
수술을 하고 몸에 좋다는 것을 바르고 먹어도 죽음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다가온다. 세상에서 가장 공평한 것은 죽음의 신의 손길 밖에 없다. 그가 나에게 한번 손짓을 하면, 지구별 탐험을 마치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한다. 어차피 죽을 것인데, 그 삶에 의미가 있는가?
나는 그렇게 허무의 굴레에 갇혀 버렸다. 아이러니하게도 삶의 의미를 찾는 순간 삶이 의미 없음을 느꼈다.
그럼, 나는 이 허무하고 고통뿐인 세상에서 살아야 하는가? 그래서 똑똑한 천재들이 자살 하는 것일까?
그들은 내가 지금 보고 있는 삶을 더 깊이 있게 들여다 보고는, "이 고통이 디폴트인 삶에서 해방 되는 것은 죽음인 것인가?" 라고 죽음이 축복인 것처럼 느껴졌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마시면서 느끼는 희열감이 부러워졌다.
돈이라는 것은 이 의미 없는 세상에서, 거짓 된 의미를 부여하고 사람을 속이는 것일까?
아니면, 의미 없는 세상에서 나처럼 이탈하지 않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했던 것일까?
내가 생각했던 의미들이 더이상 가치가 생기지 않고 빛을 잃었다.
내가 금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은 돌이었고,
내가 다이아몬드라고 생각하고 있던 것은 단단한 유리 조각이었다.
모든 가치들이 도미노 처럼 연속적으로 쓰러졌다.
아무일 없는 것 처럼 살아가는 다른 사람들을 보고 참 신기하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였다.
술자리에서 내가 생각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꺼냈는데, 돌아 오는 것은 "술 한잔 해" 라는 말 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 대해서 이야기를 피하고, 내가 중 2병이 걸린 것 처럼 넘겼다. 그런 고민을 마주하는 게 불편한 하고 피하고 싶어서 일상으로 덮어버리는 건 아닐까?
다들 어떤 생각을 하면서
인생을 사는거야?
그동안 당연했다고 생각하던 것들이 이상하고 이해가 가지 않게 되었다. 내가 정말 미쳤나보다...
아니 내가 미친거야? 저사람들이 미친거야? 어떻게 이 상황들에 대해 묵인하면서 아무 말 없이 살 수 가 있지? 그 때, 단 한사람이 나에게 신앙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다.
"성경에 '전도서'를 보세요.
그렇게 다 가졌던, 솔로몬왕도 모든 것이
헛되고 허무하다고 말하고 있잖아요."
“그 후에 내가 손으로 한 모든 일과 수고한 모든 것을 돌아보니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며 해 아래에서 무익한 것이로다. - 전도서 2:11”
“이러므로 내가 사는 것을 미워하였노니 이는 해 아래에서 행하는 일이 내게 괴로움이요 모두 다 헛되어 바람을 잡는 것이로다. -전도서 2:17”
“전도자가 이르되 헛되고 헛되도다 모든 것이 헛되도다. -전도서 12:8”
웃기지만, 나는 돈과 자본주의 때문에 인생이 허무해 지고 이상해졌는지 알았는데, 그 이전부터 인생은 원래 허무한 것이었다. 그럼 이 허무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가? 내가 가지고 있었던 기준과 가치가 모든 것이 붕 떴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이 질문에, 5년의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