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에 생각이 많아지게 만드는 몇 가지 일이 있었다.
첫번째는, 마사지 학교에 함께 다니는 A라는 사람인데, 나와 반이 달라서 주중 반에 참여한다.
주말 반이 주중반보다 몇일 더 일찍 시험을 치는데, 시험이 끝난 후 A에게서 시험문제를 알려달라는 연락을 받았다. 그렇게 친하지도 않은 사이에 이런 연락을 받으니 적지 않게 당황하였지만, 나 또한 다른 사람들에게 시험정보를 듣고 시험을 볼 때도 있었기에, 내가 틀렸던 문제를 몇개 알려주었다.
다음날 클리닉에 갔더니, 그 A가 나와 같은 반에 있는 인도 친구에게도 똑같이 시험문제를 물어보았다고 한다. 하지만 대화가 통하기에 강도가 심하게 물어 본 것 같다. 몇번을 전화하고 메세지를 하고 했다며, 혀를 내두른다.
A의 시험이 끝난 뒤, 클리닉에서 만났는데, 고맙다는 인사는 커녕 슬쩍 피하는 느낌이 들었다. 나와 같은 반의 인도친구는 그 A가 인사도 안한다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고개를 으쓱 한다.
도둑이 제발 저린다는 것 처럼, 자신이 무엇인가를 아는 사람을 피하는 것이 사람의 습성이라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비밀이나 약점에 대해 듣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인데, 이 경우는 참 신기 했다.
또 다른 일화는 오늘 클리닉 손님과 있었다.
나에게 자주 오는 손님이라, 원하는대로 친절하게 상대를 해주는데, 오늘은 시작도 하기 전에 Extra 5분을 더 해 달라고 한다. 마사지에 집중을 하면 근육과 대화가 끝나지 않을 때가 있어, 마무리를 짓기 위해 가끔씩 Extra 로 시간을 오버 해서 해줄 때가 있는데, 그것은 순전히 나의 자율적인 결정이었다. 나는 누가 해달라고 부탁을 하면 하기 싫어지는 성격이 내제되어 있어, 단호하게 Sorry but No. 이라고 했다.
내가 쓰고 있던 친절의 가면을 벗기 위해서 베풀고 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바라거나 시간이나 노력이 아깝다고 후회할 친절은 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이건 머.... 호의를 베푸니 공격을 하지 않나, 권리 처럼 요구를 하지 않나. 웃기다.
아마, 이번주에 학교에서 마주치는 학생 하나와 손님 하나를 잃어버린 것 같다.
스스로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는 것은 그들이 내 세계에서 없어져도 아무렇지도 않다.
친절을 베풀지 않았으면,
관계가 유지 되지 않았을까?
다음 인연에서 친절을 삭제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지금처럼 자율적인 친절은 유지하되, 선을 넘으면 경계를 확실히 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고민이 될 뿐이다. 경계를 확실히 하는 순간 인연은 떨어져 나간다. 어쩌면, 떨어져 나가는 것이 나에게 더 좋은 결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든다.
만약 내가 마사지를 하면서 돈을 받았다면, 5분 더 해줬을지도 모르겠다.
이제 나에게 그 손님이 올지 안올지는 모르겠지만, 다음에 또 요청을 하면, 가볍게 물어 봐야겠다.
"Why are you asking me for an extra 5 minutes?"
오늘도 성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