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한사장의 직원 뽑기 패닉

똘맘의 식당 창업일기

by 똘맘

오픈을 2주 남기고 좋은 직원을 다른 사람이 데려갈까 봐 누구보다도 빨리 뽑으려고 알바 구인 사이트에 구인광고를 시작했다.

나름 회사 다닐 때 영어면접을 보러 들어가서 좋은 직원 같다고 생각하면 역시 일을 잘하는 직원이었고
별로라고 생각했던 사람은 역시 회사 생활을 하다가 튕겨져 나가는 경우를 많이 봤기에 나 스스로 사람을 보는 눈이 있다고 생각해서 직원 뽑기에는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기대를 하며 구인광고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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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휴무 예정,
주 6일
10시~20시
휴게 시간 2시간
월급 주방 260, 홀 240


생각보다 많은 지원자들이 연락을 주었고 그중 20대 중반만 몇 명 연락을 했다.

홀 면접은 2번 보고 정했다. 처음은 23살의 다른 지방에서 온 아가씨였다.
원래 살던 동네가 시골이라 일자리가 없어서 안산에 자취를 하면서 일을 하고 있었다고 했다.
그전에 다녔던 회사 월급은 190만 원으로 인턴생활을 하러 왔는데 3개월 동안 주말에도 출근을 하라고 수습기간이라고 특근비도 주지 않은 채 일을 시키더니 정직원이 전환이 되기도 전에 회사 사정이 안 좋아졌다고 사직을 요청했다고 한다.
아직 어린 나이여서 그런지 숙기는 없는 것 같지만 열심히 일할 것 같기도 한데....
다시 연락을 주기로 하고 택시비까지 쥐여주며 인사를 했다.
마음이 저릿해서 저녁에 치킨 쿠폰을 보내며 꼭 식사를 챙겨 먹고 있으라고 했다.

두 번째 면접은 다른 초밥집에서 오픈 멤버이자 매니저로 일을 했다는 26살 아가씨였다.
이력서 사진으로만 봤을 때는 노란 머리에 날라리 같은 인상이었는데 직접 보니 순딩한 인상이었다.
경력이 경력인지라 나보다 훨씬 잘 알 것 같아서 26살인 이 직원을 뽑기로 결정했다.

주방 직원에 지원하는 나이는 천차만별이었다. 아주머니, 아저씨, 20살 초반, 그중 음식 경력이 있는 27살 직원에게 연락을 하여 면접을 봤다. 직접 보니 훨씬 더 훤칠한 인상에 호감형이었다.
프랜차이즈 주방에서 주방 직원으로 일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직원 감축을 당했다고 했다. 돈 때문에 일하는 게 아닌 배우는 것이 좋아서 일을 한다고 했고 식당을 차리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우리 식당이 시간에 비해 돈을 정말 잘 주는 것이라는 칭찬도 받았다.

이야~ 이 멋있는 직원들이 왔다!!


홀에는 다른 초밥집에서 오픈했던 매니저와 주방은 꿈을 위해서 일하는 직원!
금상첨화라고 생각했다. " 하늘이 나에게 기회를 내려주시나?? "
든든한 마음으로 오픈을 준비해 갔었고, 갑자기 홀 직원의 문자가 왔다.


사장님, 죄송합니다.
제가 갑자기 임신을 하게 되어 일을 못할 것 같습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 같았다. 하지만 그 직원도 본인의 삶이 있을 테니... 그 직원을 걱정하면서 엽산을 선물로 보내고 이쁜 아이 낳도록 건강을 챙기라고 문자를 했다.

그때 우리는 다른 음식점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처음 계획과 달리 중요한 현실을 보게 되었다. 8시에 마감을 하면 9시까지는 정리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미쳐 알고 있지 못했다. 식당에서 일을 해보지 못한 나는 "설거지는 던져 놓고 퇴근해서 다음날 아침에 하면 되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이 계산이
100% 틀린 계산이었다.

그래서 부랴부랴 직원의 마감시간을 8시가 아닌 8시 반~9시로 변경을 해야 했다.
미안한 마음에 뽑아 놓았던 주방 직원에게 마감이 9시가 될 것 같다고 이야기를 했다.
대뜸 그 직원이 "그럼 월급을 올려주시나요?"라고 말을 했고 아직 오픈을 해보지 않아서 올려주기는 힘들지만 시간이 지나면 생각해 보자고 했다. 생각을 해본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고 그 후 시급이 훨씬 내려가서 일을 못할 것 같다는 답변을 받았다.

면접을 볼 때 돈 때문이 아니고 꿈 때문에 일을 한다고 나의 가슴을 벅차게 만들었던 반짝이던 눈망울은 시급이 13,541원에서 12,037원으로 되는 사이 사라졌다.
양 팔에서 날개가 돋아나는 듯했던 가게의 오픈이 날개를 처참하게 총으로 맞은 듯이 없어져 버렸다.
아마 그날은 하루 종일 패닉 상태로 돌아다녔던 것 같다.
하지만 그다음 날 패닉도 잠시 또 다른 주방 직원이 연락이 왔다.


rashid-khreiss-3fZGScw-WMQ-unsplash.jpg Photo by rashid khreiss on Unsplash


아침 10시 면접을 보았는데 23살, 갓 재대한 남자였다.

조리 쪽에서 고등학교도 나왔고 일식 쪽으로 인턴 생활을 하다가 군대를 갔고 제대해서 일 할 곳을 찾다가
집 가까운 우리 식당을 지원한 것 같았다. 그 전 직원 예정자는 식당에서 일한 경력만 있고 일식 쪽은 아예 무경험이었는데 일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들어오다니!! 당연히 양팔 벌려 환영할 일이었다.
일단 주방은 다시 확정!! 남은 것은 홀이었는데 그전에 임신해서 못할 것 같다는 직원이 다시 연락이 왔다.


혹시 다른 직원 구하셨나요??
갑자기 유산이 돼서요, 꼭 함께 일하고 싶습니다.

오픈 때문에 바빠서 홀 직원을 다시 뽑는 것을 미뤄두고 있었는데 이게 무슨 횡재냐! 싶어서 출근하라고 했다. 사람이 죽으라는 법은 없구나! 그리고 역시 인생은 나쁜 일이 생기면 더 좋은 일이 오는 '새옹지마' 구나라고 생각을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오픈 직원 모집을 끝냈다.


하지만 이게 끝난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정말 큰 오산이었다.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했다.

matt-duncan-IUY_3DvM__w-unsplash.jpg Photo by Matt Dunc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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