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오픈 3일 전, 도망가고 싶다.

똘맘의 창업일기

by 똘맘


식당을 오픈하기 전 몇 달 동안은 참 재미있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상가 계약, 인테리어 계약 등 처음 해보는 일들이 넘쳐나서 어렵기도 했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직접 해낸다는 게 뿌듯했다.

인테리어가 완료되고 식당 기물이 들어오고 음식이 만들어지는 동선까지 확인해서 나름 최적화 시켰다.
이제 식재료만 들어오고 뽑아놓은 직원들과 손만 맞추면 될 것 같다.

식당 오픈 3일 전, 식당을 정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소파에 앉는 순간
갑자기 미친 듯이 눈물이 났다.





solen-feyissa-w3sAsX4G8G8-unsplash.jpg Photo by Solen Feyissa on Unsplash

우리 부부가 식당을 오픈하면서 격려해 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창업은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일이었고 초등 6년, 중고등 6년, 대학 4년, 회사 10년을 다니던 평범한 사람들이라 내 인생을 책임지고 살았다기보다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천천히 시스템 속에서 나이만 먹었던 것 같다.

이제 내가 작은 기계가 되어 세상에 맞춰 살아가야 되는데... 이게 굉장히 두려웠다.


음식 준비는 잘 했나?
음식이 맛없다고 하면 어쩌지?
식당에 손님이 안 오면 어쩌지?
직원이 나랑 안 맞으면 어쩌지?
돈이 안되면 어쩌지?
망하면 어쩌지?


주위에서는 코로나 때 무슨 식당 창업을 하냐고 비웃었고,
아무도 도와주는 사람, 아니 힘을 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

식당 오픈을 준비할 때는 재미있더니 막상 식당을 오픈하려는 순간
내 안에 억압해있던 두려움이 쏟아져 나왔다.


우리 그냥 도망갈까?


참 웃기지만 도망갈 용기도 없었다.
쳇바퀴 속에 들어 있던 다람쥐가 그 쳇바퀴 속에서 나와서 진짜 숲을 본다면,
과연 행복할까??
집안에서 사람들의 보살핌으로 키우던 강아지가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 싫다고 집을 뛰쳐나오면
행복할까?? 갑자기 집을 나온 강아지들을 구조하던 티브이 프로그램이 생각이 난다.
사람들을 두려움과 의심이 가득 찬 눈으로 경계를 하면서 도망치던 그 강아지가 내가 된 것은 아닐까.
나름 부푼 꿈을 안고 준비했던 식당인데 오픈하기가 너무 두렵고 겁이 났다.

그렇게 아이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얼굴을 손으로 가리고 피곤하다고 그냥 놔둬달라고 하고 한껏 숨죽여 끌끌끌 울다가... 식당 오픈 2일 전으로 이동했다.

anthony-tran-i-ePv9Dxg7U-unsplash.jpg Photo by Anthony Tran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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