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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약산진달래 Nov 22. 2023

남도의 꽃 배롱나무꽃

오래전 여름, 서울에서 시골집으로 휴가차 내려오다 우연히 고개를 들었을 때 가로수길  양옆 도로를 가득 수놓고 있는 화려한 꽃을 보았다. 그 붉은 꽃들의 환영은 고속도로 톨게이트를 빠져나올 때까지 끝없이 펼쳐졌다. 그해 여름 어느 이국의 나라 남쪽으로 여행을 온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준 꽃은 바로 #배롱나무꽃이다. 


남도 사람들은 배롱나무꽃을 #백일홍이라고 부른다. 얼마 전 이제 갓 피기 시작한 배롱나무꽃이 핀 논둑을 지나다 그 옛날의 배롱나무꽃을 보며 인상 깊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하나의 꽃이 지면 다시 또 하나의 꽃이 피어난다. 지속적으로 100일 동 한 나무에서 꽃이 피고 지고 또 새로운 꽃이 피고 지는 것이다. 계속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백일홍 배롱나무꽃, 3개월의 화려한 여름의 시간은 배롱나무 백일홍의 계절로 장식되게 될 것이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 에 속하는 낙엽관목이다. 꽃이 한 번에 피고 지는 것이 아니고 여러 날에 걸쳐 번갈아 피고 져서 오랫동안 펴 있는 것처럼 보여 백일홍이라고 부른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백일홍꽃 과는 완전히 다른 나무이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 에 속하는 낙엽관목이다. 줄기를 간지럽히면 간지러운 듯 가지가 흔들린다고 하니 한번 간지럼을 태워볼 만한 간지럼 나무이기도 하다.  간지럼 나무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그해 여름  남도의 끝 섬나라 아버지가 잠들어계신 곳에 배롱나무꽃으로 화려하게 수놓아 드려야지 했었는데 아직 한 그루도 배롱나무꽃을 심어 드리지 못했다. 그렇게 몇 해가 지나갔다. 시골에서 광주로 올라오는 고속도로 가로수가  나를 반기듯 분홍빛 주홍빛 붉은 예쁜 꽃들이  수줍게 피어나며 반가운 인사를 시작한다.  운전 초보에 비 오는 길이라 운전에 집중하느라 그저 잠시 바라보다 다시 앞만 보며 직진으로 달려왔다.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자 붉은 꽃봉오리 터트려 밝그레한 빛으로 배롱나무꽃이 물들기 시작하고 있었다.   태양만큼 화려하게 타오르는 꽃잎이 피어나기 시작하는 여름이다. 남도의 꽃 배롱나무와의 기억을 떠올려본다. 백일동안 붉은 꽃을 피워내는 백일홍, 배롱나무꽃을 보는 즐거움이 가득한 계절 여름이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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