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차: 엄마에게 배운 것
� “엄마의 말 한마디는 인생의 나침반이 되었다.”
� 질문: 어머니에게서 어떤 삶의 지혜를 배우셨나요?
� 메시지: 어머니의 가르침은 삶의 방향을 제시해줍니다.
� 글쓰기 팁: 어머니의 특정한 말이나 행동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보세요.
예시 문장: "엄마의 '항상 사람을 먼저 생각해라'는 말이 내 삶의 기준이 되었다."
“깨 심어야 하는데, 깨 비어야 하는데.”
요즘 엄마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건 여전히 농사일이다.
자신이 더는 농사를 지을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당신의 생각 속에서는 여전히 농사를 짓고 있다.
만약 내가 치매를 앓게 된다면, 나는 어떤 행동을 가장 많이 하게 될까?
어떤 이는 욕을 하거나,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물건을 잃어버리면 누군가 도둑질해 갔다고 의심하기도 한다.
사실 엄마도 나와 살지 않았다면, 자신의 물건을 잃어버렸다며 도둑맞았다고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행히도 나를 신뢰해서인지 그런 피해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몸이지만, 엄마의 생각은 여전히 농사일로 가득하다.
그 모든 걱정이 자식들을 위해서라는 걸 안다.
며느리가 와서 돌아가려 하면, 가는 이를 붙잡아 세우신다.
“아야, 중원네야. 이리 와 봐야. 저기 깨 좀 가져가라.”
아들들이 왔다 갈 때도 마찬가지다.
“저기 김치 담가 놓은 거 가져가라.”
자식들은 그럴 때마다 “알겠어요, 가져갈게요” 하며 맞장구친다.
“내가 어젯밤에 얼마나 일을 했는지 아냐. 다시는 일 안 해야지. 온몸이 아퍼야...”
자신의 몸이 아픈 이유가 일을 많이 했기 때문이라는 건 인지하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식들에게 무엇이든 하나라도 더 주고 싶은 그 마음이 여전히 남아 있다.
그 마음이 얼마나 곱고, 얼마나 예쁜지.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아름답고 숭고하다.
내가 시골집에 내려갔다가 돌아오려고 하면, 짐 들고 다니기 귀찮아 아무것도 필요 없다고 말하는 나에게도
엄마는 끝내 무언가 하나라도 더 싸주려 하셨다.
자식들이 맛있게 먹는 것을 알고, 늘 개장을 담가 놓으시고 기다리시던 건강하던 엄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 사랑을 떠올리면, 지치고 힘들 때 얼굴을 볼 수 있고
아직 곁에 계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내 마음의 지주가 되어주는 분.
‘엄마’라는 이름,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함께할 수 있음에 참 감사하다.
평생 일만 하셨던 분.
그리고 지금도 생각 속에서조차 일을 하시는 분, 엄마.
그 정신을 배워본다.
잠시, 내가 붙잡아야 할 평생의 일을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