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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봄날아침편지331

2025.3.15 김소월 <산 위에>

by 박모니카 Mar 15. 2025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김소월‘. 오늘부터 온라인 수업으로 10명의 문우들이 근대시인 5명을 만나는 가운데, 소월이 첫 번째 주자입니다. 수업이라는데 목표가 있기 마련, 제가 세운 목표는 단순합니다. “옛 시인의 마음을 훔쳐서 글 한줄 써보자.”입니다. 그러려면 딱 한가지, 그들의 시를 사랑해야지요. 사랑하면 보이나니... 했으니, 그들의 시를 읽고 또 읽으면 저절로 시인들이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겠는지요.    

 

이 수업의 가장 큰 특징은 수강생들의 직접발표입니다. 매 주마다, 낭독하고 싶은 시를 고르고, 자유롭게 그 시에 대한 개인의 감정을 말하면서, 다른 수강생들과의 토론을 지휘하고, 또 낭독시의 제목이나 주제를 활용하여 자신만의 시 작품 하나씩을 발표합니다. 김소월 시인의 시의 특징중 하나가, 일본 창가의 7•5형식을 적절한 행 변형을 통해 소월만의 창의적인 시로 재 창조시킨 3음보 율격에 있다고 합니다. <진달래꽃>의 예가 대표적이지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저희들도 이런 창작성을 모방하여 또 다른 창작을 시도해보려 합니다. 오늘 발표하실 분들은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매우 궁금해지네요. 그러나 좋은 작품을 만들려는 의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오로지 시에 대한 사랑‘입니다. 옛 시인들의 시를, 이왕이면 시집 한권을 통독하면서 깊고 넓은 사유를 키우고, 그들의 시가 자기의 노래가 되어, 입 속에서 흥얼거리는 일상이 된다면 저의 수업 목표로는 바랄게 없겠습니다. 요즈음의 난국일수록, 일제 강점기때 사람들의 애환을 다독이며 민족의 한을 시로서 풀어주려 했던 근대 시인들의 시 한편씩 읽어보는 일도 참 즐거운 시간이 될거라 확신합니다. 오늘도 김소월 시인의 <산 위에>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산 위에 김소월 

    

산(山) 위에 올라서서 바라다보면

가로막힌 바다를 마주 건너서

님 계시는 마을이 내 눈앞으로

꿈 하늘 하늘같이 떠오릅니다.   

  

흰모래 모래 비낀 선창(船倉)가에는

한가한 뱃노래가 멀리 잦으며

날 저물고 안개는 깊이 덮여서

흩어지는 물꽃뿐 안득입니다.   

  

이윽고 밤 어둡는 물새가 울면

물결조차 하나둘 배는 떠나서

저 멀리 한 바다로 아주 바다로

마치 가랑잎같이 떠나갑니다.     


나는 혼자 산(山)에서 밤을 새우고

아침 해 붉은 볕에 몸을 씻으며

귀 기울고 솔곳이 엿듣노라면

님 계신 창(窓) 아래로 가는 물노래.     


흔들어 깨우치는 물노래에는

내 님이 놀라 일어 찾으신대도

내 몸은 산(山) 위에서 그 산(山) 위에서

고이 깊이 잠들어 다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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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커스코로커스
복수초복수초
변산바람꽃변산바람꽃
명자꽃열매명자꽃열매
노루귀노루귀

지인의 화원에 놀러갔다가 만난 봄 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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