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26 류시화 <소금>
“인간의 가장 마지막 밀실은 바로 양심(良心)이다. 그런데 지금 이 사회는 이 양심이 훼손당하고 있다.“ 라고 말하는 한 철학자의 말에 공감합니다. 언젠가부터 절대적 판단의 가치로 여겨져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수 많은 사람들이 서로의 밀실을 염탐하기 시작했습니다. 정말 믿음대로 될까. 아닐수도 있지. 아니면 그 다음 어떻하지... 그러면서 밀실에서 한 조각 불꽃이 튑니다. ‘저항의 불꽃’이 이 아침을 각성시킵니다.
어제는 한강 작가를 포함한 414 명의 문학인들이 현 내란사태와 헌재의 동향에 보내는 한줄 성명을 썼더군요. 시인들, 문학평론가들, 에세이작가들, 르포작가들, 소설가들...의 한 줄에는 그 너머 수를 셀 수 없는 깊은 울림글들이 있었습니다. 몇 개만 읽어보실래요??
잠 못 드는 밤, 파면의 종은 언제 울리나. (시인 김안녕)
우리의 봄을 지연시키는 자들이여! 작고 작은 꽃들의 함성을 들어라. (시인 김지녀)
나는 보았고 너는 들었고 우리는 알았다. 진실의 뿔을 갈아 너희의 어둠을 찢으리. (시인 김현)
우리가 넘어서고자 하는 것은 겨우 알량한 권력 따위가 아니라, 야만이라는 이름의 빛바랜 담장이다. (시인 오성인)
우리는 살아있는 블랙박스다. 기억의 눈으로 민주주의를 지켜낼 것이다.(르포작가 은유)
이 봄 꽃들도 잎 벌려 외친다. 윤석열을 탄핵하라! (시인 이소연)
나는 상식주의자이다. 그자의 파면은 그냥 상식! 어렵지 않다. (시인 장석남)
감옥에서 쓴 에세이가 제일 잘 팔리던데 벌써 부럽습니다. (에세이작가 정성은)
훼손되지 말아야 할 생명, 자유, 평화의 가치를 믿습니다.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입니다. (소설가 한강)
상식과 정의의 시계가 멎었다. 멈춘시간을 흐르게 하라. (시인 황인찬)
이제는 국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해야 할 때입니다. 그 중 글을 쓰는 사람은 당연히 글로서 옳다는 생각하는 마음을 전달해야 합니다, 그 펜을 올곧은 칼로 만들어서 부릴 자신도 없는 사람이 무슨 글을 씁니까. 문턱의 중간에 서서 발을 들이지도 못하는 사람이 무슨 글을 씁니까. 아무리 평범하고 형편없는 초짜 글쟁이인 저도 매일 아침 기도문처럼 탄핵과 파면을 외치는 글을 남깁니다. 최소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사는 것이 진정 살아있는 저 이니까요. 저는 행복하게 잘 살고 싶습니다. 그래서 매일 아침 정치얘기만 한다고 한 어떤 분께 이 편지를 드립니다....!! 류시화시인의 <소금>입니다. 봄날의 산책 모니카.
소금 –류시화
소금이
바다의 상처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소금이
바다의 아픔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세상의 모든 식탁위에서
흰 눈처럼
소금이 떨어져 내릴 때
그것이 바다의 눈물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 눈물이 있어
이 세상 모든 것이
그 맛을 낸다는 것을.
말랭이마을 책방 곁에 피어난 봄... 아직도 시린 마음 가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