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이해하고 페르소나 찾기
몇 개월 동안 약 400개의 고객사가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를 리뉴얼하는 프로젝트를 맡았다.
회사 특성상 서비스를 오픈하고 나면 운영 기획을 주로 하는데 최근에는 약 8년 이상 오픈된 서비스를 리뉴얼하는 프로젝트를 주로 맡았다.
리뉴얼 기획을 진행할 때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서비스 이해하기'가 아닌가 싶다.
왜 리뉴얼을 해야 하는지,
리뉴얼을 할 때 어떤 콘셉트로 진행되어야 하는지,
어떤 기능을 넣고 덜어야 하는지. 등등
다양항 관점으로 서비스를 들여다보고 기획을 진행하는 게 리뉴얼 기획의 핵심인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는 나는 리뉴얼 기획을 좋아하고 특히 AS - IS 분석 단계가 나에겐 굉장히 흥미롭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는 수많은 고객사와 파트너 사가 있다 그리고 서비스를 평가하는 내부 직원들도 많이 있다. 그래서 서비스에 대한 인터뷰나 서베이를 하면 다양한 의견을 한 번에 수집할 수 있다.
이번 리뉴얼 프로젝트에서도 역시 AS - IS 분석을 위해 벤치마킹도 하고 인터뷰도 진행했는데 인터뷰에서 굉장히 흥미로는 점을 발견했다.
인터뷰는 총 15팀을 선정하여 진행하였다.
- 고객사와 파트너 사를 관리하는 내부 직원 3팀
- 타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 4팀
- 자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 4팀
- AS - IS 서비스와 연동된 파트너사 4팀
인터뷰에서의 주요한 질문은 서비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장단점, 또는 이미지, 주로 사용하고 있는 기능, 추가되었으면 하는 기능 등으로 주로 서비스에 대한 사용성에 대한 위주로 진행되었다.
필자는 인터뷰를 하기 전에 굉장히 긴장하고 인터뷰이를 만났다. 왜냐면, 사내의 내부 직원들은 외부 업체에서는 해당 서비스가 좋지 않은 평가를 받고 있고, 본인들도 그렇게 생각한다고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터뷰 결과는 조금 달랐다.
대부분의 고객사는 AS -IS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기능의 1/3 정도의 기능만 사용하였고, 그 외의 기능은 전혀 알지 못했다. 이는 자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뿐 만 아니라 타사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고객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AS - IS 서비스와 연동된 파트너사의 인터뷰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대부분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었는데 그 이유는 그들이 항상 사용하던 기능만 사용하고, 그 외의 기능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내부 직원의 인터뷰에서는 AS -IS 서비스는 기능이 많지 않고 사용자들은 그 외의 기능을 원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나는 인터뷰 결과를 분석하면서 여러 고민에 빠졌다. 실제적으로 사용자가 사용하는 기능은 우리가 제공하는 기능의 1/3이고 다른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TO - BE에서는 기능을 덜어내야 하는 것이 맞는데, 반대로 내부 직원들의 의견은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니 어느 장단에 발을 맞춰야 하는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여러 가지 생각 끝에 내린 결론은 '기능을 덜어내자. '였다.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으로 TO -BE를 설계하는 대신 추가적으로 필요해 보이는 기능을 일부 설계하자.
인터뷰를 하고 결론을 도출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고, 추후 덜어낸 기능을 원하는 사용자가 있다면 어떻게 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우리 서비스를 사용하는 페르소나를 생각하면 내 결정이 옳은 것이다.라는 신념을 가지고 리뉴얼 기획을 시작했다.
그리고 이번 프로젝트를 마치면서 생각한 한 문장은 '사공이 많으면 배는 산으로 간다.'
초기 분석을 할 때 페르소나를 명확히 파악하지 않고 이런저런 생각에 사로잡힌다면, 서비스도 산으로 가버리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