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송리단길의 팬시한 식당에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그때마다 길게 늘어선 줄과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다는 펜치를 맞기 일쑤였다. 그래서 겨우 성공한 곳이 허름한 삼겹살집이었다. 그는 외양과는 다르게 좋은 식당을 선호하는 듯했지만 결국엔 어느 시장의 골목에 있어도 위화감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고깃집을 번화가라는 잠실에서 가게 된 것이었다.
그는 생각보다 공부는 조금 했는데 항공대의 경영학부를 졸업했다고 했다.
'왜 취업은 안 했어?'
'원래는 기장을 준비했어요. 1억을 준비하면 갈 수 있었는데 갑작스레 가정사정이 안 좋아져서 가지 않기로 했어요. 시험 삼아 시작한 코인이 생각보다 잘돼서 지금은 전업으로 일하고 있어요'
라고 그는 말했다. 뒤이어 '국힘당에 연줄이 있어서 아버지께 말하면 비서로 들어갈 수 있는데 일하기 싫더라고요'라며 그는 무심하게 말했다.
식사를 마치고 난 다음에는 연장자인 내가 계산했다. 그가 계산하겠다고 말했지만 빚을 지기 싫다는 마음이었다. 그는 디저트를 먹으러 가자고 했다. 찾아보니 디저티스트라는 카페가 있어서 거길 가기로 했다. 주말의 송리단길은 사람들이 넘쳐흘렀다. 마침 꽃시즌이어서 사람들도 다 나들이를 나온 것 같았다. 처음에는 좆된 거 같았는데 얘기하다 보니 애도 어느 정도 생각이 있고 어쩐지 대화하는 건 정상 같았다. 그리고 회사후배가 적절한 추임새와 대화가 끊길 때쯤 말을 해줘서 고마웠다.
카페에선 케이크와 커피를 시키고 계산은 걔가 했다. 생각보다 케이크 퀄리티가 수준급이었다. 걔는 그걸 모양이 최대한 흐트러지지 않게 섬세하게 잘라주었다. 코인충과 회사 후배는 둘 다 게임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대화는 스무스하게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 집에 갈 때가 되어 인사를 고했다. 그는 용인에 산다고 했다. 나는 지방으로 내려와야 했기 때문에 서울역으로 이동해야 했다. 차 시간에 맞추려면 시간이 빠듯했다. 서울의 교통사정을 생각하면 시간을 좀 더 여유롭게 잡아야 했는데 지방기준으로 km당 1분으로 시간을 잡으니 당연히 시간이 모자랐다. 결국 택시를 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