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하니 신입직원이 와있었다. 막내와 비슷한 나이가 이제 신입으로 들어오는구나 생각하니 새삼 회사의 허리에 있구나를 실감할 수 있었다. 같이 점심을 먹으며 호구조사를 했는데 초년생 특유의 사람을 어려워하는 태도가 새삼 낯설었다. 내가 그랬을 때도 있는데 말이다.
출근할 때 주말 퇴근 후에도 일한 걸 상사는 알고 있지만 그에 대해 미안하다거나 별다른 말이 없었다. 수고했다, 잘했다는 말 바라면서 일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의 차이는 있다.
월요병 걸린 것 빼고는 무난한 하루였다. 자료실에 갔다가 책을 빌리고 나오는데 기관장을 마주한 것 빼고는. 그때 빌린 책이 힘들어도 버텨야 한다는 제목의 책이었는데 의도치 않게 힘듦을 보였다면 할 수 없다. 단지 조용한 공간에 있다 타인이 들어오는 경험을 했을 뿐이고 자기 안위만 신경 쓰고 회사에 대한 일말의 애정이 없는 그는 '사람은 모두 자기 안위밖에 관심이 없다'라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해 줬을 뿐이다.
오늘 발표하기로 했던 결과가 내일 나온다고 했다. 내일 될지는 여전히 모를 일이다. 역시 회사에서 '이렇게 시간을 버릴 바엔 퇴사하는 게 낫다'라고 생각했고, 어제 보았던 퇴사하고 자기 길 찾아가는 유튜버를 생각했다. '난 뭐 하고 있는 거지'라고 생각하며 퇴근하니 오전에 팔았던 상이 풀려서 판 주식이 다시 상한가에 가있는 걸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