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stion mark

by 강아

한겨울이고 고독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끼니때마다 식욕이 동하고 뭘 먹으면 어김없이 포만감이란 권태가 휘감는다. 퇴근하고는 배달음식을 기다렸다가 최저배달비에 맞춰 주문한 초과되는 양을 다 먹었다. 뭔갈 욕망한다는건 허무하다. 이뤄졌을때의 감정을 생각하면 태어난것부터 잘못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뉴스를 보다가 태어나면서부터 주식부자인 아이들을 봤는데 그걸 보고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댓글이 나와 닿아있었다. 부유하지 않았던 난 부유함을 꿈꿨고 지금와서는 부유하게 되어도 그걸 아이들에게 이전하는게 결국 목적이 되지 않나. 그럼 부유하지 않아도 괜찮겠다 란 생각이 든다. 삶을 살며 분명 초과되는 부는 필요하지 않은데 불안감이 더 많은 돈을 욕망하게 만든다. 지금의 생활수준을 유지하지 못할것이란, 갖고 있는 걸 잃을거란 불안은 하루종일 기업을 분석하고 주가를 스크리닝하게 한다. 포모와 껄무새를 하다보면 두통이 오고 행복하게 살기를 희망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행복'을 버려도 삶에는 '살아남기'가 끈덕지게 달라붙는다. 인간관계로부터 행복감을 느끼지도 못하니까 변태처럼 피아노에 매달리지만, 길을 잃어버린것 같은 느낌은 날 관통해왔다. 아이가 없기 때문에 더 좋은 미래를 만들어야할 당위성도 없고 그냥 눈뜨면 눈이 떠지니까 삶을 영위하는데 그게 너무 지겹다. 갈망해왔던 그도, 이렇게 기다리지만 결국 그가 오지않을거란 결말에 이를것을 시뮬레이션하면 더이상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이 세상에서 나만 믿겠다고 호기를 부린 것도 가끔 이런 감정이 들때마다 '그만해야해'라는 생각이 들지만 몇년째 그만두지 못하고 있다. 오늘은 평가를 위한 실적기술서를 썼다. 평가도 무슨 의민지 모르겠고 회사도 무슨 의민지 모르겠다. 사는게 아무런 의미도 없단 생각이 들고 예전엔 며칠 연차를 내고 해외로 도피해왔던 것들도 빛을 잃었다. 이런데도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투자를 해야하고 그 과정이 끝없는 인내심을 테스트하는것임을 알지만 그 끝은 우리 할머니처럼 기억을 잃고 영면을 기다려야한다는 클리셰가 미칠것만 같다. 오늘은 차이콥을 쳤고 그는 자살을 했는데 그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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