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기상!
지옥철을 뚫고 겨우 도착한 회사!
하루 종일 정신없이 일하고, 피곤에 찌든 사람들과 함께 퇴근하기!
이 글을 읽는 모든 직장인님들! 일주일 동안 버티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그 힘들고 서럽고 더럽고 치사한 시간을 어쨌든(짜증내고, 참고, 묵묵히, 별 것 아니라는 듯이, 남들도 다 그렇다는 듯이) 버틴 우리는 따뜻하고 안락한 집에서 휴식할 권리가 있습니다.
여러분은 정말 피곤하거나 스트레스가 머리끝까지 차 올랐을 때, 어떻게 휴식하시나요?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누워 있거나 산책을 합니다.
그리고 스마트폰으로 제가 정말 좋아하는 드라마를 보기도 합니다.
정신줄을 놓은 체 멍 때리고 봅니다.
지난 주말, 그렇게 다시 보게 된 '미생'
토요일 저녁 잠들기 전, 침대에 누워 스마트폰을 만지작 거리던 중
여기저기 블로그를 물타기 하다가 보게 된 미생 드라마 포스터!
무엇인가에 홀린 듯 저는 OTT 플랫폼에서 '미생'을 검색하고 보기 시작했습니다.
2014년에 방송된 드라마니 벌써 10여 년 전 드라마네요.
하지만 여러 번 읽어도 지루하지 않고 자신이 처한 상황에 따라 새롭게 해석되는 고전처럼
드라마 미생 역시 1도 지루하다는 느낌 없이 등장인물들의 감정에 매우 공감하며 봤습니다.
신입 장그래의 어리바리함과 차분함.
든든하고 멋진 팀장님, 오상식 과장님과(후에 차장님으로 진급하셨지만 전 과장님이 더 좋아요. 강등시켜서 죄송합니다 ㅠㅠ)
여직원들의 롤모델이자 워킹맘들의 극 공감을 받은 선 차장님!
요리조리 빠져나가지만 미워하기에는 사랑스러운 한석율 씨!
씩씩&똑 부러지게 일하지만 시대착오적인 선배들의 갈굼을 받는 안영이 씨!
주목받고 승승장구하기를 바라지만 자신의 기준에서 한참 자격미달인 장그래에게 밀리는 게 못마땅한 장백기!
든든한 사수 김동식 대리님. 진짜 저런 사수는 절대로 만나면 안 될 것 같은 성대리와 하대리!
그리고... 조금 안타까운 아들이 성장하는 과정을 묵묵히 지켜만 봐야 하는, 도움을 줄 수 없는 안타까운 엄마의 마음을 잘 그려 낸 장그래의 어머니 등.
새벽 2시 30분이 넘도록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계속 봤습니다.
침대에 누워서 보다가 팔이 아프면 엎드려서 봤습니다.
그러다가 승모근이 아파서 다시 누워서 보다가 팔과 목 근육이 너무 아파서 결국 거실로 나와 제 작은 책상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우연히, 금요일 저녁 퇴근과 동시에 무심코 던져놓은 사원증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출퇴근 시간을 기록하고, 사내 보안구역을 드나들 수 있고,
구내식당에서 식사 한 끼, 커피 한 잔 값의 돈을 충전하여 사내에서만 선불카드처럼 쓸 수 있는 사원증.
명함을 건네기 전, 멀리서 보아도 상대방의 신분을 가늠할 수 있기에
외부 손님을 만나거나 점검, 감사를 나갈 때는 꼭 메고 다니는 그것!
먹고 잘 곳을 제공해주는 주인에게 돌봄을 받는 사랑받는 강아지들의 징표이지만
자유롭게 뛰어다닐 수 없도록 강아지들을 속박하는 개목걸이와 비슷해서
직원들끼린 '개목걸이'로 부르는 그것, 사원증!
우리는 사원증을 목에 메고, '직장인'이라는 신분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12년 동안 지겹도록 똑같은 생활을 반복하며 공교육을 받았고,
대학시절 가슴 설레던 연애를 잠시 뒤로 한 채 취직 공부를 했으며,
하계휴가? 스키? 해외여행? 등은 남의 얘기처럼 넘기며 묵묵히 일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사랑스러운 자식마저 여기저기 남의 손에 맡겨가면서까지 말이죠...
하지만 직장 생활에도 '매너리즘'과 '권태기'가 있습니다.
특히, 제가 하는 업무의 최종 단계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사무직인 경우 더 쉽게 매너리즘에 빠져듭니다.
내가 이 일을 왜 하고 있는 거지? 꼭 해야 되나?
잠시, 미생 4회 차! 장그래의 명대사 영상을 보겠습니다.
현장만을 강조하는 동료 한석율 씨에게
주인공 장그래는 사무실도 현장만큼이나 치열한 삶의 공간이라고 알려줍니다.
현장과 사무실의 관계를 얘기한 장면이지만 주인공의 대사 속에서
사무직원의 땀과 노력의 의미를 알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3YLUEoJ43uM
(장그래 대사)
매일 지옥철을 겪으면서 출근하고, 제품 수익률을 위해 환율과 국제통상 가격을 매일 체크하고
숫자 하나 때문에 수많은 절차를 두어 실수를 방지하고
문장 하나 때문에 법적 해석을 검토하고 결과를 집행합니다.
서류만 넘기면 되는 것이 아닙니다.
밀고 당기는 많은 대화가 있고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이 초라해 보이기까지 하죠.
OK 전화 한 통을 받기 위해 해당국 업무시간까지 밤을 새워 대기하기도 합니다.
한석율 씨가 말하는 현장에서 생산되는 모든 제품은 왜 만들어지는지에 대한 과정을 거친 이후에 존재합니다.
그 물건들은 사무실을 거치지 않고선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공장과 사무는 크게 보아 서로 이어져 있습니다. 그 사이 공장이나 사무에서 실수와 실패가 있을 수 있죠.
하지만 큰 그림으로 본다면 우린 모두 이로움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같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현장은 한석율 씨가 생각하는 현장과 결코 다르지 않다고 확신합니다.
밀고 당기는 많은 대화! 그 과정에서 초라해 보이는 자신을 극복하는 과정!
이 짧은 문장이 바로 드라마 '미생' 줄거리이자 저와 비슷한 사무직들의 직장생활입니다.
드라마 주인공인 장그래, 오 과장님, 안영이가 울고 웃는 모든 에피소드는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회의에 참석하고,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고, 바이어를 접대하는 우리들의 모습을
드라마 속 등장인물을 통해 간접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하는 것도 저렇게 멋지지 않을까요?
보잘것없고 의미 없게 느끼는 일상도 쌓이고 쌓이면 의미 있는 것이 아닐까요?
긍정의 에너지, 삶의 원동력을 드라마 미생을 통해 얻을 수 있었습니다.
월급, 승진이라는 '외적 보상'과 다른 '내적 동기부여'를 드라마를 보며 충분하게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드라마에서 자주 다루는 주제처럼
싸우면서 친해진 남자가 알고 보니 회장님 아들이거나,
자신이 재벌가 숨겨 놓은 자식이라던가,
멋진 남자들이 모두 나만 사랑해주고 상속을 포기하면서까지 나만을 사랑하고
곤란에 쳐해 있는 내 손목을 낚아 채 멋진 스포츠가로 드라이브를 시켜 줄 수 있는 사람을
현실 세계에서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안타깝지만 거의 제로입니다. (마이너스일 수도 ㅠㅠ)
마음을 설레게 해 주는 로맨스 드라마는 내 마음이 편안할 때 잠시 보면 좋지만
현실이 힘든 직장인들이 잘 못 보면 오히려 독입니다.
실제 자신의 삶이 너무나도 초라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저와 여러분은 바쁜 직장인입니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 써야 되는 사람들이죠.
드라마를 볼 때도, 내 삶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내용으로 선별해서 보셔야 됩니다.
'미생'은 그런 직장물 드라마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사내 직장 동료와의 러브스토리가 아닌,
서로 경쟁하며 치졸해지고, 급박한 업무 처리상황을 생생하게 잘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나만 힘든 것이 아니고, 나를 멋지게 느끼게 해 주는,
내 삶도 의미가 있다고 느껴지는, 직장인의 가치를 느끼게 해 주는
드라마를 통해 삶의 동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나날이 폭증하고 있습니다.
감기와 비슷한 경미한 수준의 통증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개인 방역수칙 준수, 사회적 거리두기는 중요합니다.
곧 따뜻한 봄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겨울!
이번 주말은 댁에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이번 주말, 드라마 한 편 어떠신가요?
새롭게 시작되는 봄!
신입사원의 설렘과 포부, 열정을 다시 느끼며
직장 생활을 멋지고! 뜨겁게!! 다시 시작해 보시길 바랍니다!
* 사진출처 : tvn 드라마 '미생'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