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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도그만

먹으려 했는데

by 라이크수니

40대가 되면서 임신했을 때 빼고 처음으로 가져본 군살과 최고 몸무게를 찍었다. 살이 찌는구나를 천천히 느꼈다. 뭐 그렇게 먹기도 했지만, 8시 이후엔 거의 안 먹던 나였는데 야식도 먹었고 단걸 많이 먹었다.



아이스크림을 좋아해서 아이들과 식후 후식으로 자주 먹었다. 단 걸 먹으니 기분은 좋았으나 몸이 늙어간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맛있는 걸 끊어내기란 쉽지 않았다. 살이 없을 땐 살찌는 게 힘들구나 생각했는데, 한번 살이 찌고 입맛이 돌고 나니 살 빼는 게 진짜 힘든 거구나 생각이 들었다.




적당히 먹어야겠다 생각이 계속 드는 하루였다. 하루는 아이 둘을 데리고 분식집에 갔다. 점심을 든든히 먹은 나였기에 아이들에게만 먹고 싶다는 것들을 사주고 나는 간소하게 먹어야지 생각했다. 큰아이의 단골 분식집에서 큰아이는 라볶이를 먹어보고 싶다며 시켰다. 둘째는 짜파게티를 먹겠다 했다. 각자의 원하는 것을 시켜주고 난 고민하다 핫도그 하나를 시켰다. 오늘 저녁은 이거 하나로 해야지 생각하며 말이다.



문제의 라뽁이




“엄마, 이거 너무 매워서 못 먹겠어요… ”



연신 물을 마시며 볼이 발그레해져서 이야기하는 첫째였다. 라볶이 맛을 보니 맵찔이 첫째가 먹기엔 맵긴 했다.


‘맛있는데…. ’


결국 첫째에게 짜파게티를 시켜주고 거의 그대로 남아있던 라볶이는 내 입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아…. 핫도그만 먹으려 했는데.. 이러면 너무 많이 먹는 건데…..’



라볶이와 핫도그는 남김없이 내 뱃속으로 들어가 피보다는 뱃살이 되었다. 다음에는 안 시키고 기다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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