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몸의 바른 자세가 어떤 건지 정확히 알고 계신가요? 벽에 바짝 붙어서 서있으면 될까요? 허리를 쫙 펴고 앉아있으면 바른 자세일까요?
앉아서도, 서있는 상태에서도 바른 자세를 잡고 그 자세를 인지하고, 유지할 수 있어야 할 텐데요. 자세에는 뇌의 기억이 상당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나의 뇌에 바른 자세를 정확히 인지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내가 거울을 보지 않더라도 지금 자세가 바른 자세인지,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삐뚤어져 있다면 수정할 수도 있어야 하죠.
만약 상당한 시간 동안 삐뚤어진 자세에 있었다면 우리의 뇌와 근육들은 그 자세를 기본 값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보지 않고 바른 자세를 잡기란 여간 쉽지 않을 거예요.
그렇다면 일단 내 체형에 맞는 바른 자세를 만들 수 있어야겠죠! 모두가 벽에 바짝 붙어 서있다고 바른 자세가 되지는 않습니다. 체형에 따라 어떤 사람은 엉덩이가 커서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고요, 저 같은 경우도 선천적으로 허리는 과전만이 있고 갈비뼈는 과후만이 되어 있는걸요. 필라테스를 오래 한 선생님들 중에서도 갈비뼈의 커브가 없어진 플랫백 체형도 꽤나 많습니다.
바른 체형과 현대인들의 변형된 체형을 그림 자료로 함께 살펴봅시다.
이상적인 자세는 첫번째 체형 처럼 발목 복숭아 뼈의 중앙, 혹은 앞에 맞춰서 수직선을 그었을 때 귀의 중앙, 어깨의 중앙, 골반의 중앙이 맞아야 합니다. 아이딜 라인, 혹은 플럼 라인이라고 하는데요, 우리는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이상적으로 설정해 놓은 아이딜 라인에 딱 맞게 내 체형을 끼워 맞출 수는 없습니다. 또한 위에 변형된 예시의 체형에도 딱 떨어지게 해당되지 않을 수 있죠.
우리의 몸이 중립에 있어야 하는 이유는 앞선 글에서도 많이 설명했는데요, 이상적인 자세에 있을 때 관절에 가해지는 압박력이 가장 적고, 또한 충격과 스트레스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우리는 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이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중력의 스트레스를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또한 걸어다니거나 뛰고, 오래 앉아있거나 서있기도 하면서 관절에 가해지는 압박력과 스트레스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배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의 체형이 특정 방향으로 많이 삐뚤어져 있다면, 내가 살면서 그 힘을 과하게 많이 쓰기도 했고, 또 그런 힘이 필요했다는 증거이기도 해요. 하지만 특정 근육과 관절에 과도한 과제가 계속 주어지고,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임계점을 지나면 결국 통증이나, 손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게 되기 전에 효율적으로 협응해서 움직이는 패턴으로 수정할 수 있다면 좋겠죠.
그래서 체형 교정은 예쁘고 바른 체형, 그러니까 심미적인 이유로 접근하기도 하지만, 각 근육과 관절들의 올바른 기능과 움직임 회복을 위해서도 중요한 부분입니다.
어찌 되었든 나의 타고난 체형과 생활 패턴 안에서 가장 건강하고 무리하지 않는 자세와 움직임을 찾을 수 있다면 좋겠지요! 어느 한쪽에 부담과 과도한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결국 아프게 될 테니까요.
그렇다 바른 체형으로 어떻게 교정하죠?
체형 교정의 핵심은 몸의 각 근육들이 제 길이에 있는 것입니다. 근육들이 제 길이에 있다면 뼈도 제자리에 있게 되요. 우리의 몸은 뇌의 명령을 받아 움직입니다. 그 명령이 신경을 통해 근육으로 전달되고, 근육들이 늘어나고 줄어들면서 우리의 뼈가 움직이게 되죠. 체형 변형은 특정 근육들이 이완성 긴장(원래 길이에 비해서 늘어난 상태로 긴장하고 있는 것) 또는 수축성 긴장(원래 길이에 비해서 짧아진 상태로 긴장)을 하면서 일어나게 됩니다. 특정 근육들이 과도하게 일을 하거나 긴장해서 굳어있게 되면 움직임이 제한되죠. 어깨와 등이 딴딴하게 뭉쳐있는 것처럼요. 어떤 근육이 늘어나 있다면 당연히 그에 반대대는 근육은 줄어들어 있을 것이고 게다가 긴장해서 딴딴한 상태라면 가동범위가 제한되어 또 다른 관절에 보상 작용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일단 제대로 움직이기에 앞서서 나의 바른 자세를 찾고 그 자세에 있는 경험을 뇌에 쌓아봅시다.
드디어 바른 자세를 찾는, 누워서 숨만 쉬어도 되는 운동
집에 먼지가 쌓여있는 폼롤러를 준비해 주세요. 매트에 세로로 두고 그 라인에 따라 척추를 뉘어봅니다.
앉거나 서게 되면 중력에 대항해서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도 높고, 개입하는 근육들이 많아서 바른 자세를 혼자서 잡기는 어려울 수도 있어요. 가장 편한 누운 자세에서 시작해 봅시다.
1. 갈비뼈는 원래 후만(뒤쪽커브)를 가지고 있는 관절입니다. 물속에 바윗돌이 가라앉았다고 생각하면서 폼롤러 쪽에 가라앉아 있어야 합니다. 폼롤러에 닿아 있으면 좋은데, 그렇다고 일부러 등을 구부릴 필요는 없어요. 내 입장에서 바닥 방향으로 가라앉히는 힘을 쓰고 있다면, 지금 내 근육들이 허락하는 한에서는 충분히 한 겁니다. 폼롤러와 서로 무겁게 지지되어 있는 내 갈비뼈 뒷면을 계속 느껴주세요.
2. 그리고 그 갈비뼈로 부터 뒷통수가 위로 길어진다고 생각하면서 머리의 뒷면의 무게도 느껴봅니다. 갈비뼈의 후만 커브를 만들려고 턱이 들리거나 시선이 위로 들려버리지 않도록이요! 목 뒤에 손가락을 살짝 넣어서 뒷통수를 위로 은근히 당긴다고 생각해보세요.
3. 엉덩이도 무겁게 폼롤러를 눌러 주세요. 옆에서 보면 골반 앞면이 평평하게 쟁반처럼 있을 수 있도록이요.(나의 엉덩이 살과 뱃살은 신경 쓰지 말고 뼈를 중심으로 생각해 봅니다;)
4. 허리 뒤에도 원래 약간의 공간이 있는 것이 맞아요. 근데 또 이걸 억지로 만들려고 허리를 천장방향으로 들어 올릴 필요는 없겠죠? 그럼 오히려 허리가 뒤에서 짧아지면서 척추 사이의 간격이 좁아질 테니까요.
이 상태를 유지하면서 호흡을 해봅니다. 배꼽을 작게, 납작하게 조인다고 생각하면서요. 다만 허리 뒤에 커브가 무너질 정도는 아니에요. 허리 뒤쪽은 뒤쪽대로 공간을 유지하고, 그 상태로 복부를 조인다고 생각해보세요. 누군가 바늘을 가지고 앞뒤에서 다가온다고 생각하면서요. 그러면 몸통의 앞 뒤에서 동시에 수축되는 힘이 느껴져야 합니다.
그리고 폼롤러 위에 누워있으면 옆으로 굴러가기 때문에 호흡을 하면서 폼롤러가 좌우로 굴러가지 않도록 나도 모르게 균형을 잡으려고 하게 됩니다. 흔들리더라도 균형을 잡으려고 계속 애써보세요. 그 과정에서 코어가 계속 활성화되요!
내가 할 수 있는 바른 자세를 찾고, 이를 유지하는 경험을 나의 근육과 뇌에 쌓아간다고 생각해 보세요.
이 자세에서 호흡하고 균형 잡는 것이 익숙해지면, 이 몸통을 이 자세를 유지하면서 팔다리를 조금씩 움직여 봅니다. 걷는 것처럼요!
아랫배 위에 가득 찬 물잔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흔들리지 않게
오늘은 누워서 바른 자세를 인지하고, 코어와 발란스 트레이닝까지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을 소개해드렸는데요. 정말 집중해서! 하나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천천히 모든 구간을 내 의지대로 움직이려고 해본다면, 결코 쉬운 운동은 아닐거예요. 잠자고 있는 폼롤러가 보이면 잠깐이라도 나의 몸에 건강한 경험을 쌓아보시길 바랍니다:)
필라테스 강사로서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운동과 몸에 대한 이야기를, 처음 운동을 접하시는 분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글을 쓰고 있습니다. 지금 보고 계시는 <필라테스 강사의 단호박 조언> 매거진에서 읽으실 수 있는 글들이구요. 이 글을 읽으셨다는 건 그만큼 내 몸에 관심을 기울이고 공부한다는 의미겠지요. 내 몸을 사랑하고 돌봐주며 나아가는 과정에 제 글이 함께하며 좋은 가이드와, 든든한 응원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운동을 할수록 몸과 마음이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어요. 몸의 움직임을 제대로 배워서 마음의 움직임에도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질문에서 시작된 <마음에도 코어근육이 있다면> 매거진도 같이 읽어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