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방향이 맞지 않을 뿐
나는 어디에 있든 항상 나의 쓸모를 증명하려 살려고 애를 썼었다.
어디에 있든 무엇을 하든 없어서는 안 될 사람이 되자 했었고,
늘 반드시 필요한 사람으로서 살아왔었다.
누군가는 그런 모습이 나의 결핍으로 인한 인정 중독이라 말하였고
누군가는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사람이라 칭찬해주었다.
난 인정중독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사실 누군가의 피드백은 내가 일을
수행함에 있어,, 큰 영향을 주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칭찬은 언제나 기분 좋지만 부정적인 피드백이 오더라도 그다지 상관하지
않았다. 사실이라면 수정하면 되는 것이었고 아니라면 무시해도 되는
말들이기 때문이다. 그저 맡겨진 그 일들을 좋아했고 하나하나 쌓아가는
성취와 발전해 나가는 나 자신이 흥미로웠던 것 같다.
인정받는 것보다는 필요한 존재, 필요한 존재로써 그 공동체에 소속이 되고
싶었던 것 같다. 나도 숟가락 올릴 수 있는 한 사람으로서 말이다.
그 숟가락이 때로 조금 더 크고 무겁게 느껴지긴 했지만 그렇게 나는 성취를
좋아했고, 성취와 함께 작은 공동체 안에서 일부가 되고 싶었다.
사람들은 고깝게 보는 일들이 왕왕 있었다. 적당히 해도 될 것 같은 일을
너무 힘들여하는 모습, 잘 해냈을 때의 질투들.. 그 관계들 마저도 부드럽게
잘 해결하고 싶었지만 미운 사람은 그저 미운 사람이더라.
40이 되어 더는 관계에 연연하거나 나를 해명하려 들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명한다고 내가 어느 누구에게 더 나은 사람이 된다거나 그렇지 않더라
지금 잠깐 좋아 보이는 관계도 결국 예기치 않았던 이상한 서운함으로
깨어지고 어그러진다. 진짜가 아닌 건 끝내 드러난다..
일도 그런 것일까? 누군가에게 내가 귀한 사람일 수도 있고, 또 누군가에게는
내가 참 별로인 사람일 수도 있듯이 내가 이곳에서 쓸모없다 하여도 정말
쓸모없는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꼭.. 맞지 않는 옷으로 꾸역꾸역 맞추어 가며 필요한 사람이 되어야만 할까?
내가 내 몸을 욱여넣는 이 시간에 정말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을 텐데...
작은 공간과 시야 안에 나를 가두어 넣고 몸을 꾸깃꾸깃 넣고 있었다.
꾸역꾸역 작은 구멍 안에 나를 넣기엔 이미 나는 몸집이 비대해졌다. 뼈가 으스러질 듯이
아프고.. 내가 이곳에 있어야 할 이유가 하나, 둘씩 사라질 때..
떠나야 할 때임을 직감하며 살아야 하는 것 같다.
인생은 나그네 같기 때문에..
그렇다고 무기력하고 무능하게 자기 계발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있어야 할 때, 충실해야 할 때, 미련 없이 떠나야 할 때, 새로이 시작해야 할 때를
잘 알아야 한다. 30대의 나를 보내주고 이제는 40을 맞아...
새롭게 무르익어가는 나의 삶이 어느 곳에서 빛이 날 수 있는지 또 다른 누구와 함께
그림을 그려야 할지 전과는 다른 설렘으로 도전을 해보려 한다. 그게 어떤 길인지
누구와 함께인지는 아직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