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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퇴사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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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나정 Nov 13. 2019

퇴사일기 6



큰일이다.

퇴사 후 처음으로 급격한 우울감이 생겼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심장이 이유없이 두근거리고 집이 답답해 못견디겠는 시간이 많아졌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집은 내게 늘 안락했는데

요즘의 집은 넓은 수용소에 갇힌 느낌이다.

수감자 없는 수감생활이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대기업 대리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거래처에 당당하게 할 말 다 하던 내가

갑자기 보잘 것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평일의 친구들은 각자 할 일로 바쁘고

나만 세상과 단절되어 도태된 기분.

한없이 낮아지는 자존감.


퇴사 후 처음으로 닥쳐온 위기감이었다.

극복해야 하는 건 아는데,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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