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다.
퇴사 후 처음으로 급격한 우울감이 생겼다.
날씨가 갑자기 추워진 탓인지
심장이 이유없이 두근거리고 집이 답답해 못견디겠는 시간이 많아졌다.
퇴근하고 돌아오는 집은 내게 늘 안락했는데
요즘의 집은 넓은 수용소에 갇힌 느낌이다.
수감자 없는 수감생활이 일주일째 지속되고 있다.
대기업 대리로 안정적인 생활을 영위하고
거래처에 당당하게 할 말 다 하던 내가
갑자기 보잘 것 없는 사람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평일의 친구들은 각자 할 일로 바쁘고
나만 세상과 단절되어 도태된 기분.
한없이 낮아지는 자존감.
퇴사 후 처음으로 닥쳐온 위기감이었다.
극복해야 하는 건 아는데, 쉽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