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날은 울었고
불안한 날은 혼잣말을 하며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다 정말 못 견디겠는 날은 짐을 대충 챙겨
커피숍에 앉아 있었다. 남편이 퇴근할 때까지.
퇴사하면 힘들다 지옥이다 많이 들었었지만
감정의 소용돌이가 극에 달했고,
정말이지 견디기 힘들었다.
어린시절 낮잠을 자다 깨면 찾아오는 적막감이
낯설고 불안해 왕 울어버릴 때가 있었는데
딱 그런 느낌이었다. 선잠을 깬 기분.
내가 여기 왜 있지 뭐하고 있지 생각했고
짜증이 극에 달해 애먼 사람을 잡기도 했다.
이런 격동의 시기를 겪고 있음에도
지난 왕복 5시간의 출퇴근은 고된 것이었던지
다시 돌아가고 싶지는 않은게 불행 중 다행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