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어른이 되고 싶었다.
내 어린시절을 돌이켜 보면
어른이란 모순에 가까웠다.
엄마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감정적이었고
가끔은 이해할 수 없는 모순적인 말로
나를 헷갈리게 만들었다.
이제 교정일로 13개월즘 된 아이는,
깔깔 웃다가도 한순간에 짜증을 내어
나를 헷갈리게 한다.
그러다 보면 엄마가 한 말이 불현듯이 떠오른다.
'너는 방금 짜증을 그렇게 내놓고 그새 기분이 좋아져서 히히 웃니?
그렇게 변덕부리면 아무도 너를 안 좋아해. 니 기분대로 행동하지 마.'
나는 그것이 늘 헷갈렸다.
방금은 짜증이 났었지만 장난감이 재밌기에 웃음이 나기도 했는데
그걸로 변덕이 죽끓듯 하는 아이라고 말하는 것이
5살 머리에도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그런 엄마야말로 방금까지 웃어주다가도 내가 물을 쏟으면 벼락같이 화를 내면서.
나는 내 아이가 기쁠 때 깔깔 웃고 슬플 때 엉엉 우는 아이였으면 좋겠다.
화가 나면 씩씩대며 발을 굴리고, 깜짝 놀라기도 했으면 좋겠다.
가끔 아이의 모습에서 내 유년기의 편린을 본다.
잊고 있던 기억이 유리조각처럼 빼꼼히 올라올 때,
어쩐지 아이를 끌어안고 눈물을 훔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