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플래너라는 직업은 특성상 주말이 가장 바쁘다. 월요일 혹은 화요일이 휴무이고, 수목금은 보통 드레스 스튜디오 일정을 이루고 중간중간 예식을 최종 마무리 정리를 하고 그렇게 주말을 맞이한다. 주말의 아침에는 바삐 일어나 드레스샵이며 메이크업 샵을 뛰어다니고 예식을 마무리하고 사무실에서 오후 작업을 이루는 그런, 주말을 보낸다.
여느 날처럼 정신이 없는 주말이었다. 나는 보통 예식을 마무리짓고 진행했던 신랑과 신부에게 그동안 긴 여정 고생이 많았고 함께해서 행복했다는 마지막 인사를 한다. 아, 앨범이 언제쯤 나올 예정이라는 말도 덧붙여서 말이다. 이건 다정한 답문을 바란 마지막 인사는 아니기 때문에 가끔은 읽힌 채로 끝나고, 대부분은 간략한 인사로 그렇게 인연이 마무리되곤 한다. 그렇지만 때때로 가장 따뜻한 문장을 보내주는 분들이 있다.
그 날에도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마지막 연락을 드리고 보통 때와 다름없는 하루를 보내는 중이었는데, 핸드폰 카톡창이 밝게 빛났다.
'플래너님은 참 좋은 분이에요. 제가 많이 귀찮게 해 드렸을 텐데 늘 따뜻하게 답변해주셔서 고마웠습니다. 예민해지지 말아야지 했는데 순간 울컥해서 플래너님께 울면서 전화할 때도 있었는데 부끄럽지만 저도 제가 왜 그런 마음이었는지 모르겠어요. 항상 그때마다 위로해주셔서 많이 위로가 되었거든요. 저희 신랑이 플래너님 그만 괴롭히라고 맨날 그래요. 하여튼 그래서, 그런 플래너님이랑 함께 할 수 있어서 저희는 복 받았다고 생각해요. 저희 부부는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플래너님 결혼할 적에 꼭 청첩장 보내주세요.'
이 직업은 사람에게 상처를 받지만 이처럼 또 사람으로 치유받는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어떤 날에는 왜 더 사려 깊게 헤아려 주지 못하냐는 폭격기같은 문장에 상흔을 길게 입은 채 음울한 마음으로 퇴근길에 오를 때가 있고, 또 어떤 날에는 한없이 다정한 이야기들로 언제 아팠냐는 듯 사뿐한 걸음으로 퇴근을 기다리기도 한다.
그냥 그래서, 이 날의 하루에는 별일 없이 지나가서 다행이라고. 그렇게 행복해했던 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