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물어야 할 것

돈과 태도 02

by 행간 HanggaN

부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어느 날 밤 유튜브를 보다가였다.


'월 300 버는 직장인의 부업 루틴', '퇴근 후 2시간으로 수익 만드는 법'. 썸네일만 봐도 뭔가 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날 밤 나는 메모장을 열고 할 수 있는 부업 목록을 적었다. 블로그, 스마트스토어, 번역, 크몽 재능판매. 꽤 진지하게 썼다. 그리고 다음 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다음 날도. 그 메모는 지금도 어딘가에 저장돼 있을 것이다.


그때 내가 놓친 게 뭔지 한참 뒤에야 알았다. 나는 '무엇을 할까'만 생각했지, '왜 하려는가'를 한 번도 묻지 않았다.


부업 열풍은 이미 한참 됐다. 주변을 봐도 뭔가 하나씩은 하고 있는 것 같고,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 조급함이 사람들을 움직이게 만든다. 하지만 조급함은 시작의 연료가 될 수는 있어도, 지속의 연료는 되지 못한다.


실제로 부업을 시작했다가 3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훨씬 많다. 이유는 대부분 비슷하다. 생각보다 돈이 안 된다, 시간이 없다, 너무 힘들다. 틀린 말이 아니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더 본질적인 이유가 있다. 처음부터 '왜'가 없었던 것이다.


왜 하려는가, 라는 질문은 단순해 보이지만 꽤 많은 걸 걸러낸다.


단순히 돈이 부족해서라면, 지출 구조를 먼저 들여다보는 게 맞을 수도 있다. 본업에서 더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부업 욕구로 표출된 거라면, 방향이 완전히 달라진다. 무언가를 만들고 싶다는 욕구라면, 수익보다 지속 가능성이 먼저다. 같은 '부업'이라는 단어 안에 전혀 다른 동기들이 섞여 있다.


동기가 흐릿하면 선택도 흐릿해진다. 무엇을 할지 고르는 기준이 없으니 유행하는 것, 쉬워 보이는 것, 남들이 한다는 것에 끌리게 된다. 그렇게 시작한 일은 첫 번째 고비에서 쉽게 무너진다.


나는 지금 블로그를 하고 있다. 수익이 목적이기도 하지만, 더 정확하게는 —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동기가 생긴 뒤에야 비로소 메모장이 아닌 실제 포스팅이 만들어졌다.


부업을 시작하고 싶다면, 목록을 적기 전에 먼저 물어보자. 나는 왜 이걸 하려는가. 그 답이 선명할수록, 행동도 선명해진다.


동기가 흐릿하면 행동도 흐릿해진다. 반대로, 동기가 선명한 사람은 수단을 찾는 데 오래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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