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곡역과 상당히 유사한 '옥수역'
환승 가능노선 - 3호선, 경의중앙선
옥수역은 서울 시내를 운행하는 3호선의 수많은 역 가운데 유일하게 지상에 위치한 역이다. 이 역 아래로는 한때 국철이라 불렸던 우리나라 수도권 전철의 조상격인 경의중앙선이 운행 중이다.
경의중앙선에서 알 수 있듯 경의선과 중앙선이 하나가 되어 운행 중인 이 노선은 3호선과 총 두 차례에 걸쳐 만나게 되는데, 옥수역과 대곡역이 거기에 해당한다. 공교롭게 두 역 모두 3호선이 위쪽에, 경의중앙선이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다.
◆ 대곡역을 그대로 옮겨놓은 같은 옥수역
옥수역은 대곡역과 유사점이 상당히 많은데, 우선 만나는 노선부터 일치한다. 그리고 두 역 모두 지상에 자리한 점과 앞서 언급한대로 3호선이 경의중앙선 위쪽에 자리한 것까지 동일하다.
3호선의 경우 옥수역의 양 옆에 위치한 역은 모두 지하에 있는 반면, 경의중앙선 옥수역 인근 역은 모두 지상에 있다. 이는 대곡역에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는 장면이다.
▲ 환승통로를 거쳐야 출구로 나올 수 있는 경의중앙선 옥수역.대곡역과 마찬가지로 옥수역도 모든 출구는 3호선 쪽에만 있고, 경의중앙선에서는 환승통로를 통해 3호선 대합실로 와야만 출구로 빠져나갈 수 있다. 한편 경의중앙선 옥수역도 대곡역과 마찬가지로 승강장 한 쪽은 에스컬레이터로 되어있으며, 반대쪽에는 계단으로만 되어있다.
공교롭게도 대곡역에서도 통과하는 버스는 많으나 정차하는 버스는 극히 일부분인데, 옥수역도 옥수역을 종점으로 하는 마을버스 외에는 모든 버스가 정류장도 없이 바로 통과한다. 옥수역은 대곡역만큼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유동인구 비율이 그렇게 많지 않음을 추측해볼 수 있다.
대곡역과 옥수역은 상당히 유사한 면이 많지만 나름의 차이점도 볼 수 있다.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운영주체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3호선도 경의중앙선처럼 2개 노선으로 분류할 수 있다. 서울 시내 구간은 서울 교통공사가, 서울을 벗어난 구간은 코레일이 운영하고 있다.
따라서 서울 시내에 위치한 옥수역은 서울 교통공사 소속의 3호선이고, 서울을 벗어난 곳에 위치한 대곡역은 코레일 소속의 3호선이다. 소위 일산선이라는 이름으로 따로 구분을 하기도 하지만, 현재는 그런 구분 없이 3호선으로 통칭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운영 주체는 동일하지만 경의선 소속이었던 대곡역과 달리 옥수역은 중앙선 소속이었다는 점에서 원래는 각각 다른 4개 노선이 교차해서 한 번씩 만나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직결운행을 통해 2개 노선이 두 번 환승역을 이루는 모양이 되었다.
▲ 계단이 없어 누구나 편리한 이동이 가능한 옥수역 환승통로.옥수역의 환승통로도 대곡역의 환승통로처럼 꽤 긴 통로로 이어지지만, 대곡역과 달리 계단이 없는 점에서 교통약자도 불편함 없이 역을 이용할 수 있다. 경의중앙선 대곡역은 쌍섬식 승강장이지만, 옥수역은 3호선이나 경의중앙선 모두 상대식 승강장으로 되어 있는 점도 차이점이다.
▲ 도로의 영향으로 승강장 폭이 좁아진 3호선 옥수역.단, 3호선 옥수역은 바로 나란히 이어지는 도로의 영향으로 승강장 폭이 좁은 편이다. 이 영향으로 연결통로로 이어지는 계단이 있는 곳은 병목현상을 유발하곤 한다. 그러나 경의중앙선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하다.
◆ 하나 뿐인 연결통로인데, 심각한 병목현상을 유발하는 잘못된 설계
경의중앙선 옥수역은 앞서 언급한대로 연결통로가 곧 환승통로이자 출구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그런데 이 환승통로는 상당히 심각한 문제가 있다.
에스컬레이터는 자연스럽게 승객이 몰리게 되므로 계단에 비해 승객이 빠져나가는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같은 폭의 연결통로라고 하더라도 계단 쪽이 에스컬레이터 쪽보다 훨씬 원활한 통행을 보여주고 있다.
▲ 엘리베이터로 인해 폭이 협소해진 에스컬레이터.
▲ 정작 엘리베이터와 같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계단 통로.그런데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을 보면 모두 엘리베이터까지 같이 설치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승객의 동선에 대해서 생각하고 이렇게 만든 것인지 의아함까지 불러일으킨다. 승강장은 오히려 3호선보다 훨씬 넓은데 비해 가장 중요한 연결통로를 이렇게 만들어 놓음으로써 심각한 병목현상을 유발하고야 말았다.
그렇다고 원활하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다른 통로를 만들어놓은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승객들은 저 멀리 계단으로 돌아서 올라가던지, 아니면 긴 줄을 하염없이 기다릴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경의중앙선은 지하철만 운행하는 3호선과 달리 전철뿐만 아니라 기차까지 같은 선로를 이용한다. 서로 다른 속도를 내는 열차가 한 곳을 운행하기 때문에 열차 정시 운행이 아주 중요하지만 이것이 한 번 꼬이면 걷잡을 수 없는 연착 연쇄효과를 불러온다.
▲ 경의중앙선 연착을 부추기는 ITX-청춘.안 그래도 열차 빈도가 아주 낮은 편에 속하는 경의중앙선에서 열차 시간표는 거의 무의미한 상태가 된 지 오래인데, 에스컬레이터 때문에 열차를 눈앞에서 놓치면 그 스트레스는 극에 달할 것이다. 그래서 좁은 에스컬레이터가 더욱 눈에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