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베일리 커뮤니티 디자인 스토리_고객과 편지로 소통하는 디자이너
2007. 2. 14.
삼성물산 본사 강남 사옥 시절, 용인 동천동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프로젝트 진행 중의 추억이야기다.
지금 보니 그날이 발렌타인데이였다.
설계 협업으로 장 미셸 빌모트(Jean-Michel Wilmotte)씨를 만난 기념으로 다이어리에 사인을 받았다.
이번 연휴 동안 아지트 공간을 정리하다 발견했다. 어딘가 있겠지 했는데 너무나도 반가왔다. 16년 전 그 시절의 풋풋한 나를 만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다. 세월 참 빠르다 싶기도 하다.
그날 기억은 빌모트 씨와 그가 들고 왔던 외관 모형과 함께다.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주동 프로토타입인 삼각주동의 외관 디자인을 모형으로 제작해 왔는데 그 수준에 감탄했던 경험은 가끔 생각날 정도다. 모형자체가 작품처럼 느껴졌다. 어딘가 잘 보관되어 있길 바라는 개인적인 소망을 품고 지낼만큼 가끔 생각난다.
빌모트 씨는 래미안 이스트팰리스의 주동 외관디자인과 힐하우스 외관 및 유니트와 단지 조경 설계를 협업했다. 워낙 대규모 단지이고 당시 랜드마크 단지로 기획된 단지여서 유명 해외 건축가와 협업을 했던 프로젝트였다.
이 때 진행했던 빌모트 스튜디오와의 협업은 디자인 커리어 중 가장 중요한 영감을 받은 프로젝트라 사인의 발견은 특별히 더 반갑고 의미가 있다.
빌모트 스튜디어에서 근무했던 디자이너가 우리 회사에 스카우트되어 같이 근무를 했었다.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빌모트 씨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 중 내 기억에 박힌 것은 빌모트 씨는 클라이언트에게 편지로 디자인 브리핑을 한다는 것이었다.
석양의 붉은 빛이 스며든 다이닝의 풍경을 마치 그 공간에서 클라이언트가 석양을 바라보며 식탁에 앉아 있듯이 묘사한 그 광경을 한편의 에세이로 전하는 것이다. 클라이언트는 미래의 다이닝을 경험하며 석양을 바라보는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졌을 거 같다. 앗 전율이 느껴지는 감동이 있었다. 디자이너는 클라이언트를 대신해야 할 일이 이런 거였구나. 그때 결심했다. 고객과 편지로 소통할 수 있는 디자이너가 되기로 말이다. 1:1로 고객을 만나는 작업이 아니지만 늘 고객의 마음으로 묻고 듣고를 반복하고 마음으로 나마 편지를 쓴다. 나를 성장시켰던 디자인 루틴이 된 고객에게 쓰는 편지는 지금까지 나를 성장시켜 주고 있다.
원베일리 커뮤니티 로비의 한편에서 Designer‘s letter를 볼 수 있다. 입주자들에게 쓴 디자이너의 편지로 그랜드투어 디자인 콘셉트와 스토리를 전하고 있다. 16년 전 빌모트 씨 덕분이다.
오늘은 16년 전의 추억 여행 덕분에 16살 젊어진 시간의 기록이자 더 성장한 2023년 오늘의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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