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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fore Anyone Else Feb 13. 2024

고객에게 편지로 디자인을 쓰다

빌모트 건축가에게 영감을 받다

빌모트 씨 친필 싸인과 빌모트 건축가

2007년 2월 14일은 장 미셸 빌모트(Jean-Michel Wilmotte)씨를 만났던 날입니다. 삼성물산 강남사옥 본사에 근무하던 시절,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에 위치한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프로젝트를 담당했습니다.


빌모트 씨는 래미안 이스트팰리스 프로젝트의 외관, 조경, 힐하우스 외관과 유니트 디자인을 맡았고 디자인 PT를 위해 저희 회사를 방문했던 날이죠. 저희 프로젝트에 열정이 컸던 빌모트 씨는 프랑스 스타일로 멋스러웠으며 인상이 좋았고 멋진 PT를 직관할 수 있었죠. 저는 그 자리에 있던 사람 중 유일하게 사인을 요청했고 들고 있던 업무용 다이어리의 빈 곳에 사인을 받았습니다. 친절한 그 신사분은 제 이름을 물어보며 사인에 제 이름을 적은 후 사인을 완성했습니다. 적힌 날짜를 보니 그날이 밸런타인데이였네요. 빌모트 씨와 밸런타인데이 뭔가 어울립니다. 저는 밸런타인데이 선물을 받은 샘입니다.


작년 추석 연휴 동안 아지트 공간을 정리하다 이 사인을 발견했어요. 머릿속에는 늘 어딘가 있겠지 했는데 찾고 나니 너무나도 반가왔습니다. 16년 전 그 시절의 풋풋한 저를 만난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기도 했고 세월 참 빠르다 싶기도 하고요. 사진과 글로 박재를 하면 더 이상 어딘가 있겠지 하고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되겠습니다.


그날 빌모트 씨는 삼각주동 외관 디자인을 모형으로 제작해 왔는데 그 수준에 감탄했던 경험은 가끔 생각날 정도였습니다. 모형자체가 작품처럼 느껴졌습니다. 어딘가 잘 보관되어 있길 바라는 개인적인 소망을 품고 지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빌모트 스튜디오와의 협업은 이후 실시설계로 이어지며 제 커리어 중 가장 의미 있는 영감을 주는 계기가 되었죠. 빌모트 스튜디오에서 스카우트된 동료와 함께 살시설계를 이어갔고 그 과정 중 빌모트 스튜디오의 디자인 프로세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죠.


빌모트 씨는 '고객에게 편지로 디자인 브리핑을 한다'


저는 이 이야기에 당시 큰 감명을 받았고 저도 고객에게 편지로 소통하는 디자이너가 되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 덕분에 제가 담당하는 분양 프로젝트 특성상 일일이 고객을 만나지 못하지만, 디자인 과정에서 고객과 마음으로 나마 편지로 소통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드디어 원베일리 커뮤니티에서는 진짜 처음으로 <Designer's Letter >를 썼고 입주자분들께 선물로 전달했습니다. 커뮤니티 로비 한편에는 디자이너가 전하는 디자인콘셉트와 스토리를 담은 패널을 설치했으며 디자이너로서 설레는 마음으로 진심을 전했습니다.


마음으로 쓰던 디자이너 편지를 원베일리에서는 꿈을 실현한 것 같아 기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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