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이야기_1
베트남에는 쎄옴(xe ôm)이라는 오토바이 택시가 매우 활성화되어 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좁고 교통체증이 심각한 도로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xe는 차량, 탈것들 을 의미하고 ôm은 안다 라는 뜻인데 안고 타는 차 라고 해서 오토바이택시다.
2014년 처음으로 베트남에 간 해에는 길에 서 있는 기사들과 흥정을 해야 했다. 보통 그들은 오토바이에 누워있기도 낮잠을 자기도 하는데 세상 편한 자세로 있는다.
문제는 목적지를 말하면 기사들이 대충 요금을 책정하는 데 있다. 나는 외국인이니까 베트남어로 해도 바가지를 씌우고 흥정이 시작되는데 그 일이 무척 피곤한 일이다. (사실 돈 5백원 더 줘도 되는데 이들의 괘씸한 행동이 미울 따름이다. 그래서 보통 입씨름을 무척이나 하는데 나중에는 힘들어서 그냥 미터기 달린 택시를 타게 되었다)
그런데!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GRAB과 OBER라는 서비스가 나타났다. 택시도 저렴한데다가 쎄옴을 정해진 가격으로 탈 수 있게 된 것이다. 이게 무슨 혁신인가 싶었다. 아저씨들과 더 이상 싸우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올레!
(베트남에서 우버 오토바이를 경험하고 얼마 안돼서 두바이에 갔는데 탈것에 헬리콥터가 있더라. 진정 현지화 된 서비스라고 생각함)
오토바이는 위험하다. 사고가 나면 죽을 확률이 매우 크니 한국 직원들은 절대 타지 말 것. 회사의 방침이다. 회사는 한국직원들이 사고라도 나면 안되니까 애초에 방지하는 방법을 택한다. 그리고 실질적으로 여직원들이 치마 입고 타다가 넘어져서 다리를 쓸려오는 일도 종종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쎄옴을 종종 탄다.
아직 넘어진 적이 없어서 겁을 상실했고, 교통체증 시 머리부터 들이대고 보는 운전자들 때문에 화딱지가 나서 택시에 앉아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질서나 양보라고는 눈꼽 만큼도 없는 그들 사이에서 살아남는 법은 나도 똑같이 하는 거다. 기사아저씨한테 손짓하면 엄청 양보 안하고 인도까지 넘어가서 나를 운반해 주니까 반하지 않을 수 있나 (후훗)
1.기사들은 벳남어를 하는 한국 아가씨가 무척 신기한가 보다. 탔다 하면 뒤를 돌아보면서까지 질문을 한다. 얼마나 살았냐, 결혼했냐, 벳남어 공부 얼마나 했냐… 처음 벳남어 공부할 때는 신나서 대화를 하곤 했는데 이제 그만 운전에 집중해 주길… 제발~~~
2.목적지를 향해 가다가 주유소를 들어가는 게 아니겠는가? 먼 거리도 아니고 고작 15분 가는 거린데 왜 중간에 기름을 넣는 건지 이해하기가 조금 힘드네. 미리 좀 준비해줘요 기사님~~
3.프리랜서로 활동하는 이들은 경제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잘 씻지 않는 편이다. 비누 살 돈이 없고 물세를 아껴야 하기 때문이다. (그 정도라고? 네 그 정도입니다) 그래서 너무 더러운 아저씨가 오면 취소! 멀끔한 청년이 오면 팁!을 주기도 한다. 청결을 위해 헬맷 쓸 때 손수건은 필수!
원래 발명은 필요에 의해서 나온다고 사업아이템도 아쉬움에서 나오는 법. 베트남인들의 서비스 정신을 고취시키기 위해서 아카데미가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어 많은 자료조사를 해 보았는데, 이건 아카데미가 아니라 나라 차원에서 캠페인을 하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살며시 덮어버렸다.
예전에 우리도 방송에서 양심냉장고 이런 거 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도 정지선을 잘 지키지 않을 때가 있었던 거지.
베트남도 빨리 쫓아오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