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식사를 끝내자마자 점심메뉴를 떠올린다. 뱃속이 한껏 부르지만, 점심때가 되어 허둥되지 않고 성공적이고 효율적으로 먹을 수 있도록 냉동실에 있는 먹거리를 미리 꺼내 해동해 놓기 위해서다.
점심시간이 되어, 오전에 생각했던 끼니가 먹기 싫어지거나 다른 일이 생겨 외식이라도 하게 되면 미리 꺼내놓아 잘 해동된 그 먹거리는 다시 냉동실로 들어가야 하고, 나의 효율지상주의는 패배를 맞게 된다.
나는 늘 이런 식이다. 식사뿐만 아니라 매사에 그렇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늘 분주하다.
나의 효율지상주의는 사실 가장 비효율적이다.
나의 이런 '뭐든 미리 준비하고 예상하고 대응하고자 하는 행동방식'의 이유는 '불안과 두려움'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을 예비하여 놀라지 않기 위해서다.
좋은 점 하나!
나의 이런 비효율적 준비성 덕분에 현실은 늘 나의 상상보다 훨씬 덜 위태롭다는 것!
그렇다고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 수는 없으니...
다른 건 몰라도,
점심메뉴만이라도,
점심때가 되어서 준비하기로.
오늘부터! 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