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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dy Aug 22. 2023

'적당히'가 중요한 이유

오늘 지금 나

초여름,

처럼 뜨거운 태양이 이글거렸고

마침 나는 바닷가에 있었다.

생각할 필요 없이

신발을 벗고 바닷물로 들어갔다.

발목과 무릎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바닷물이 시원하게 느껴졌다.

나는 행복했고

나는 내가 지금 행복을 느끼는 줄 알았다.


그러다 문득,

'이렇게 행복감을 주는 바닷물에 하루 종일 일 년 365일 발을 담그고 있어야 한다면 그래도 나는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루는 고사하고 몇 시간만 발을 담그고 있어도 피부는 퉁퉁 붇고 체온이 떨어져서 온몸이 덜덜 떨릴  틀림없다. 그럼 난 더 이상 행복을 느끼지 못할 거고, 바닷물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난 지옥을 맛보게 될 거다.


그랬다.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행복을 느끼던 내가,

금새 지옥을 떠올렸다.


어릴 적 엄마는 아주아주 커다란 드럼통에 사골국을 끓이곤 하셨다.

마루에 놓인 연탄난로 위에서 몇 날 며칠을 끓이는 사골국의 맛은....

첫날은 좋았지만 날이 갈수록 맛이 덜하다가 일주일쯤 지나면 더는 못 먹을 맛이었다.

분명 첫날은 천국의 맛이었는데 말이다.

물론 사골의 맛이 시간이 지나면서 덜해지긴 했을 거다


세상에서 가장 부드럽고 달콤한 케이크도

매일 끼니로 먹는다면 금세 질릴 거다.

두 시간씩 웨이팅을 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점의 음식도 매일 먹으면 맛이 덜한 것도 같은 이유일 거고.


나는 바닷물에 발을 담그고

지옥과 천국의 차이를 알아버렸다.

적당히 하면 천국

주구장창 끝도 없이 해야 하면 지옥


그래서 공자님이 '중용'을 말씀하셨나 보다.

너무 하지도 너무 덜하지도 말고

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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