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는
지평선 너머의
아지랑이 같았습니다.
가벼워 훨훨
인지하지 못하는
시간의 틈바구니로
내 무게를 욱여넣어
0이 되고 싶었습니다.
나는 스침의 순간
잊힐 찰나
틈새의 시간입니다.
우리는
가볍게 마주쳐
극과 극으로 날아
뒤돌아 영영
달려가야 함이 맞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의 끈 사이를 걸었음을
잠시 뒤섞였던 호흡을 알아서
여기까지의 모퉁이를 돕니다.
매이지 않은 손과 손에
안부를 묻기보다
기억의 모래를 덮어
그저 잔잔하게
바람 부는 지평선의
모래 한알로
그저 이다음의
징검다리를 건너갈 때
보일 듯 말 듯 드러난
보이지 않는 표면이 됩시다.
낡고 해지고 바스러져
뿌옇게 흐린 활자처럼 그렇게
서로를 기억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