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입은 세계
낙하는 예고 없이 이루어졌다.
아래와 위는
아무도 모르는 새
반전되어
그저 상승과 상승
뜻밖의 맞닿음이
가벼웠던 서로와 서로에게 뜻밖이겠다마는
외롭게 남은 마른 가지는
그마저도 부러워서
그림자를 짙게 드리우고 있다
바삭거리는 중력의 조각들은
가벼워 하냥 바람에 날릴 것 같지만
서로 등과 등을 붙이고
무게가 되어 바닥을 뒤덮었다
꺾는다면, 꺾인다면
부러진다면
당신에게로 떨어져 내릴 수 있는 걸까
차오른 오색의 마음 때문에
내 그림자는 영영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