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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참진 Feb 25. 2021

척이 척을 만들었다


척이 척을 만들었다


5000원짜리 닭강정이 맛있다고 했다

9900원짜리 피자가 좋다고 했다

3800원짜리 도시락이 배부르다 했다

2+1 상품 구성이 훌륭하다 했다

 

배달비 때문이 아니라

운동하려고

바람 쐬려고

가져오겠다고 했다

 

엄마는 내가 변했다고 했다

원래 사람은 변하는 거라고

웃으면서 입 안 가득 피자를 욱여넣었다

 

아무렇지 않은 척

배부른 척

바쁜 척

척이 척을 만들었다

 

껍질이 두꺼워지고

속은 물러 터져 멍들고

가끔은 진물이 흘렀다


아무렇지 않게 속을 파내고

실리콘을 욱여넣었다

 

나는 알지만 모르는 척했고

다들 알지만 모르는 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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