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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눈꽃 Aug 20. 2023

두 번째 겨울

너에게 쓰는 편지 3

두 번째 겨울



 당신과 함께하는 두 번째 겨울... 내리는 흰 눈을 함께 맞으며 거리 이곳저곳을 거닐어보고 싶지만 지금 우리에겐 더욱 소중한 무엇이 있기에 소소한 장난쯤은 조금 미뤄두어도 괜찮겠지요.


 우주에서 떨어뜨린 볍씨 하나가 사막 한가운데 서 있는 바늘에 꽂힐 확률이라고 했던가요, 서로 함께 사랑하는 연인을 만나는 것이. 약간의 과장과 엉뚱함이 섞인 말인 듯하지만 난 우리를 보면 그것이 과장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요.

 다른 사람들보다 더 넓은 시공간을 넘어, 보통사람들이 통념으로 생각하는 사랑의 관념을 버리고, 편견의 울타리를 지나 여기까지 왔잖아요.

 나를 사랑해 주고 선택해 주고 곁에 있어주겠다고 말해줘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투명하고 맑은 사랑의 맹세 늘 잊지 않고 기억하며 살 거예요. 


 남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나는 진실하다는 뜻이고,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은 난 행복하다는 고백이라고 하던데 난 그 두 가지가 모두 해당된다고 생각해요. 

 사랑의 완성이 결혼이 아니듯이 형식보단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는 하루하루를 기억해요. 그래서 나중에 눈감을 때 이런 사랑을 할 수 있었던 삶이 최고의 선물이었다고 고백할 수 있도록요.


 토성의 아름다운 띠는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작은 돌멩이와 얼음조각들이래요. 그것들이 모여 토성의 아름다운 고리를 만들지요. 우리의 사랑도 삶도 가까이 다가가면 수많은 어려움과 갈등이 있겠지만, 그것들이 우리의 사랑을 더욱 단단하게 결속시켜 줄 거라고 믿어요. 그래서 우리도 우리만의 아름다운 고리를 가진 연인들이 되어요.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당신의 모습은 곁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든든합니다. '이런 사람이면 평생 곁에서 함께하며 사랑할 믿음이 생긴다.' 내 마음이 이렇게 말해요. 열심히 노력했으니 좋은 결과는 찾아올 것이고, 설혹 아니더라도 우린 아직 젊고 새털처럼 많은 미래가 있으니 아무 걱정도 들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

 당신 곁엔 언제나 내가 든든한 버팀목으로 서 있을 거라는 변함없는 진실.  

 함께 세상 끝까지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우리의 두 번째 겨울입니다.



(201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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