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도보와 평생교육; 도보를 찾는 사람들
회사 가는 길, 집에 가는 길, 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 걷는 것은 우리에게 참으로 익숙하다.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활동이면서도 익숙한 만큼 그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나 역시 도보란 사람의 이동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했을 뿐 딱히 의미를 부여해 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평생교육론을 공부하면서 도보와의 연관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평생교육은 간단히 말해 요람에서 무덤까지 평생에 걸친 배움이며 교육이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바로 삶(Education is life)이 라는 개념으로 확대시킨 교육의 개념이다. 평생교육에서 말하는 배움은 삶의 어느 부분이라도 그것이 배움을 준다면 평생교육의 범주 안에 속할 수 있는 것이다.
도보는 우리의 삶의 대부분을 차지며 삶은 곧 배움이다. 따라서 배움을 도보와 동일 시 할 수 있고 평생교육과 도보는 서로 비슷한 성질들이 있어 우리들의 배움의 가치와 방향성을 알려주기도 한다.
걷는 활동 자체의 신체운동적 의미보다는 배움의 측면에서 더 깊게 생각해보고자 한다.
도보를 찾는 사람들
도보는 우리생활에 밀첩하며 익숙한 행위이다. 태어나서부터 걷기 위해 힘을 쓰고 넘어지기를 반복하며 걷는 방법을 터득한다. 그리고 그 이후 비로소 더 많은 것을 접하고 배우게 되었다. 하지만 온갖 이동수단이 발달한 현대사회에서 도보는 사실상 되도록 피하고 싶은, 시간을 잡아먹는 이동법이라 여겨지고 있다. 나 또한 수험생 시절엔 걸어 다니는 시간이 아까워 뛰어다니기도 했으니 말이다. 보다 편리하게 이동하려는 사람들의 욕구로 인해 소비시장에는 다양한 이동장치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동장치가 발달할 수록 도보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 또한 증가하고 있다.
복잡하고 혼란한 사회에서 우리들은 안정을 찾고 휴식하기를 원한다. ‘빨리 빨리’를 외치는 우리 사회에서의 휴식은 바로 천천히 가는 것이다. 요즘 사람들은 도보여행, 일명 ‘뚜벅이’여행을 선호하곤 한다. 자동차로, 자전거로 많은 곳을 누비며 다니는 여행도 분명 나쁘지 않을 텐데 왜 걷는 여행을 택하는 것일까? 아마 직접 도보여행을 해본 사람만이 도보여행의 진정한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도보의 시작과 배움
친구들에게 “도보하면 떠오르는 것이 뭐야?”라는 질문을 던져보았다. 몇몇 친구들은 ‘느린 것’, ’여유’, ‘휴식’, ‘일상’, ‘산책’, ‘’을 떠올렸고 한 친구는 ‘죽기 전까지 해야 할 일’이라고 답했다. 맞다. 우리는 태어나고 걷는 것을 스스로 배워 지금까지 그리고 죽을 때까지 걷는 활동을 하게 된다. 인간의 욕구에는 단계가 있다. 낮은 단계부터 점점 상위 욕구를 충족하고자 한다.
인간은 본디 태생부터 생존의 욕구와 안전하고자 하는 욕구가 내재되어있다. 다행히도 대부분의 사람은 태어나서 부모로부터 생존을 보장 받을 수 있다. 때가 되면 에너지를 주고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준다. 이것이 만족되면 다음으로 지식 욕구가 발생하고, 자랄수록 여러 인지감각들이 발달하게 되면서 궁금한 것과 하고자 하는 것, 얻고자 하는 것의 범위 또한 넓어지게 된다. 이때 모르는 것을 배우고자 하는 욕구 또한 높아지게 된다.
그렇게 걷고자 하는 의지가 생기고 오랜 사투 끝에 걷는 방법을 터득한 후에는, 만질 수 있는 것과 볼 수 있는 것, 들을 수 있는 것, 맡을 수 있는 것, 맛볼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나면서 지각능력과 지능이 급상승하게 된다. 이렇게 도보의 시작은 스스로 세상을 배우고자 하는 의지로부터 생긴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