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낭랑한 마들렌 Jul 05. 2023

'x같은' 이라고요??

바... 발음을 좀...

한 다섯 번째쯤 되는 것 같습니다.

오디오북 내레이터가 알려주는 낭독 꿀팁!


사실 낭독은 글 읽기가 아니라 '말하기'이기 때문에 제가 알려드리는 꿀팁들을 평소의 말하기에 적용하시면 명징하고 매력적인 화술, 전달력 좋은 화법을 갖추시게 될 겁니다.




오늘, 비가 많이 내린 뒤 무척이나 깨끗한 하늘을 즐기며 운전 중이었습니다. 평소 즐겨 듣는 라디오 채널,  KBS 클래식 FM의 한 프로그램을 듣고 있었습니다. 좋은 곡을 소개하면서 DJ는 이런 말을 하시네요.


...... 주옥같은 곡들이 담겨 있는 앨범입니다.



그런데 이분, '주옥같은'을 너무 빨리 휘리릭 발음하는 바람에, 죄송하지만 마치 'ㅈㅗㄱ같은'처럼 들리더군요? 어므나, 깜짝이야!




오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저 역시 아직 다 해결하지 못한 것인데요, 바로  '발음 꼭꼭 씹기'입니다. 모든 글자의 모든 소리, 즉 초성, 중성, 종성 모두가 야무지게 잘 발음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낭독에 있어서 발음은 무척이나 중요합니다. 발음이 정확해야 분명히 전달되기 때문이죠. 특히나 각 음가가 분명히 전달되지 않고 휘리릭 스쳐 지나가듯 발음되면 친절한 낭독이 되지 못하지요. 발음이 부정확하면 청자는 계속 불필요한 생각, 즉 방금 들은 낱말이 뭐였는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봉사 활동'이 '봉살동'으로, '선생님'이 '쓰앵님'으로 들린다면 청자는 무의식적으로 이런 사고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봉살동? 아, 봉사 활동!
스앵님? 아, 선생님!

ㅈㅗㄱ같은??
아, 주옥같은!!


우리의 가여운 청자는 낭독을 듣는 내내 발음을 해석(?)하느라 피로도가 높아지겠지요. 듣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계속 듣고 싶은 것이 가장 좋은 낭독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발음에 대해 청자가 계속 생각해야 한다면 피로하고 또 글에 집중되지 않아 그 낭독을 오래 들을 수는 없게 됩니다.


위에서 말씀드린 DJ님은 전문 방송인이나 말하기를 직업으로 하는 분은 아니세요. 음악인이십니다. 그러니 발음에 좀 부족함이 있더라도 청취자들이 다 이해할 겁니다. 물론 저도 이해합니다. 다만 그것을 계기로 여러분께 낭독 꿀팁을 하나 전해드리려 사례로 가져온 것뿐이니 오해 말아 주십쇼.


그러나저러나 '주옥같은'을 한 음절, 한 음절 분명히 전달하지 못하신 것은 사실입니다. 달팽이처럼 느리게 발음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각 음절의 음가가 모두 잘 들려야 하지요. 





발음 꼭꼭 씹기, 즉 각 음가를 정확히 발음하기는 사실 일반인에게는 꽤나 어려운 일입니다. 입에 잘 붙지 않는 어려운 말, 익숙지 않은 단어, 외국어 등은 특히 휘리릭 얼른 지나가버리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감사하게도 이것 역시 충분한 연습을 통해 개선할 수 있습니다. 연습 방법 알려드릴게요. 나도 모르게 휘리릭 소리 내 버리는 단어를 만났다면 한 음절, 한 음절을 따로 천천히 발음해 봅니다. 느리게 소리 내면 어떤 발음도 정확히 말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영어도요.


주. 옥. 같. 은.

주. 옥. 같. 은.

주. 옥. 같. 은.

주. 옥. 같. 은.

주. 옥. 같. 은.


이렇게 천천히 여러 번 발음해 보고 조금 빠르게도 여러 번, 그 후 평소 속도대로, 문장 속에 넣어 말해 봅니다. 잘 될 겁니다. 평소 말할 때에도 단어를 휘리릭 대충 발음하는 습관을 차츰 버리고 속도를 약간 늦춰 정확히 발음해 말하려는 노력을 지속하면 분명히 좋아집니다. 저도 그렇게 계속 노력 중이에요.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러나저러나 그 주옥같은 곡들이 담긴 앨범이 뭐였더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