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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yden May 15. 2023

자기 자신을  치유하는 내면소통 글쓰기

누구나 자기 자신에 대한 치유자가 되는 법

인사이드 아웃이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여러 감정들을 하나의 생명체와 같이 표현해 놓은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돌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에 대해서도 잘 알려주는 영화입니다. 이렇듯 우리의 내면에는 여러 '나'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 '나'는 내가 아닙니다. 오히려 타인에 더 가까운 존재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순되는 두 가지 마음을 동시에 가질 수 있습니다, 자기 자신을 미워할 수도 있으며 동시에 미안해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다중인격이라거나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우리가 '입체적인'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어떠한 상황과 맥락에서는 기쁨이 와 같이 기뻐하는 내가 드러나고, 어떠한 상황과 맥락에서는 슬픔이 와 같이 우울해하는 내가 드러납니다. 그 이외에도 특정한 상황과 맥락 속에서 무언가를 분명하게 경험하고 있는 '나'들은 많습니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나'들에 온전히 관심 가져주지 못합니다. 그 상황에서 내가 맡고 있는 역할에 따라 주도권을 잡아야 하는 내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다른 나들을 일일이 하나하나 신경 썼다가는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간혹, 그렇게 어느 한 가지 내가 주도권을 잡고 있다 보니 나의 다른 부분들이 소외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에 마음이 힘들어진다거나, 이유는 모르겠는데 우울해진다던가, 답답해진다거나 하게 됩니다. 이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제가 추천드리는 것은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주라'는 것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이유가 있었지만, 나의 여러 감정, 욕구, 바람 등을 외면당한 결과 일어난 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의 목소리를 들어줄 수 있을까요? 첫 번째로 그것에 형상을 부여해 보는 것입니다. 우리는 무언가가 추상적이면 다룰 수 없습니다. 우리의 생각, 감정, 느낌도 마찬가지입니다. 흘러가는 생각, 느껴지는 감정, 이러한 것들은 분명히 거기에 존재하지만 이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기는 힘듭니다. 그런데도 제멋대로 흘러나와 나를 힘들게 하니 답답하기도 합니다. 이때 이 생각이나 감정이나 느낌에 형상을 부여해 보는 것입니다. "만약 얘가 사람이라면 어떻게 생겼을까?" "성별은 남자일까 여자일까?" "나이는 몇 살 정도일까?" "표정은 어떻지?"이런 것들을 스스로에게 질문하며 현재 거기에 존재하는 감정과 느낌을 구체화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을 모델링이라고 합니다. 모델이란 모형 또는 디자인이라는 의미입니다. 모델링은 이렇게 추상적이었던 감정이나 생각 느낌을 구체적인 형상으로 디자인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왜 디자인하는 걸까요? 그것은 소통하기 위해서입니다. 사람과 사람사이에 갈등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냥 안 보면 그만이라는 마음을 가질 수도 있겠으나, 그런 방식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관계는 단절되고 악화될 것입니다. 타인과의 관계라면 그래도 큰 문제가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자신과의 관계는 조금 다릅니다. 타인이야 안 보면 그만이지만 자신과는 죽을 때까지 함께 살아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통은 자신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한 과정입니다.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상대를 명확하게 구체화하는 것이죠.


그리고 그렇게 나의 생각이나 감정, 느낌이 구체화되었다면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지금 얘는 어떤 기분일까?" 이런 것들에 대해 궁금해해 봅니다. 눈앞에 있는 나의 일부분이 어떤 '경험'을 하고 있는지를 궁금해하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자신의 마음과 어느 정도 좋은 관계를 맺어왔다면 이야기를 해줄 것입니다. 만약 자기 자신과 사이가 안 좋아서 이야기를 들려주지 않는다면, 그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마음에 대해 이해하며 "이 아이가 있는 그대로 존재함을 체험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하고 기원해 봅니다. 그렇게 자신 내부의 상처받은 부분을 축복하고 기원해 주며 기다리면 언젠가 마음을 열고 이야기를 해줄 것입니다.


이야기를 해준다는 것은 '언어'로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 감정 등의 경험을 드러내 준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할 일은 나의 한 부분이 그렇게 자신의 경험을 내보여 주었을 때 그것을 경청하는 것입니다. 경청하며 노트에 글로 옮겨 적습니다. 이것이 나는 몰랐지만, 내가 느낀 것이 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읽어 봅니다. 그러면 저절로 떠오르는 감정이나 생각이나 느낌이 있을 것입니다. 그럼 그 말을 구체화된 나의 한 부분에게 이야기해 줍니다. 속으로 말해도 좋고, 글을 적어도 좋습니다만, 가능하면 글로 적는 것이 더욱 좋습니다. 그리고 그렇게 소통을 하면서 자신의 한 부분을 위해서 축복을 합니다. 축복이란, 그저 아무 조건 없이 이 나의 한 부분이 그저 있는 그대로 존재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기원해 주는 행위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효과가 아닙니다. 실제로 이러한 기원이 효과가 있고 없고를 떠나서 내가 나 자신을 위해서 이러한 행위를 해준다는 '형식'에 의미가 있는 것입니다. 행위는 단순히 생각만 하는 것보다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무언가를 그저 행위하는 것만으로도 그것은 엄청난 존중과 사랑의 증거가 됩니다. 그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축복하고 마무리합니다. 이것이 소통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형식에 의해' 존중받은 자신의 일 부분은 점차로 회복되고 성장합니다. 그렇게 점차로 자신과의 관계도 회복이 됩니다. 이것이 내면소통 또는 파츠테라피라고 불리는 기법입니다. 본래 실제 세션 현장에서 활용되는 방식과는 다르지만 이 구조를 취하면 상담가가 아닌 분들도 자신의 마음을 돌볼 수 있을 것입니다.


치유란 더 이상 힘들지 않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힘들 때 자신을 돌봐줄 수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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