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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플린 Dec 14. 2021

Fit for 55: 전기차 패러다임의 변화

2021.07.15.

이 글은 2021.07.15.에 작성하였습니다.


EU commission에서 'Fit for 55' 입법 패키지를 발표했습니다. 2030년까지 CO2 방출량을 55% 감축시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EU에서는 2035년 1월 1일 부터 내연기관차 판매가 금지됩니다. 2035년 부터는 ZEV(Zero-Emission Vehicle)만 판매할 수 있고요. 즉 전기차나 수소차 같은 녀석만 판매할 수 있게 된다는 거죠. (전기를 생산하거나 수소를 합성하는 과정에서 CO2가 발생하긴 하지만, vehicle에서 CO2를 직접 생산하진 않으니 ZEV라고 부릅니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개발해야 할 인센티브가 적어지는 만큼, 내연기관 자동차의 퇴출이 더욱 빨라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전기차의 보급에 의구심을 품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충전 인프라 때문인데요, 공동주택(ex. 아파트)에서 충전하기에는 충전 공간도 문제지만 변전설비 용량도 문제가 되는 등 전기차의 보급을 늦추는 여러 이슈가 있는게 사실입니다. 개인 차고가 있다면 그나마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겠지만, 인구 밀도가 높은 공동주택 위주의 도시에서는 여느 나라든 전기차 충전 인프라 문제가 있구요.



이번 Fit for 55 입법 패키지에는 급진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충전 인프라 보급 조항이 들어갔습니다. 주요 도로에 한해 최소 60km 마다 전기차 충전소를, 최소 150km 마다 수소차 충전소를 설치하라는 것입니다. 이 것이 가져올 여파를 생각해 보면 상당합니다.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대가 도래한다는 느낌마저 들고요.


물론 '입법이 뭔 의미가 있냐'고 말할 수도 있는데,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보급과 전기차 시대의 개막은 EU의 환경규제(EURO x)가 이끌어 왔습니다. 게다가 캘리포니아의 환경 규제가 아우디&폭스바겐에서 시작된 디젤게이트를 유발했고요. 지금은 별것 아닐 수 있어 보이는 입법이 장기적으로는 상당한 영향을 주더라고요.


Fit for 55의 내용 처럼 주요 도로 60km 마다 전기차 충전소가 생긴다면, 자연스럽게 도심 내에도 전기차 충전소가 보급되기 시작할 겁니다. 정부 보조금도 들어갈 거고, 충전 설비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보다 전기차 충전소 설치 비용이 낮아질 것 같구요. 주유소가 전기차 충전소로 변하는 그림도 생각해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수소 충전 설비는 전기차보다는 꽤 까다롭습니다. 그래서 수소 충전 설비는 도심 내에 쉽게 보급되긴 어려울 것 같은데, 대신에 수소차는 주로 화물차에 쓰일 것 같아서 큰 문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어쩌면 2035년 즈음엔 수소차가 도태될 것 같기도 하고요.



지금은 전기차를 집에서 충전한다는 개념이 강한데, 앞으로는 어디서나 충전할 수 있다는 쪽으로 변해갈 것 같습니다. 그래서 '집에서 충전'하는 중요도는 더 낮아질 것 같고, 이 점이 전기차의 보급을 가속화할거라 생각하고요.


전기차 충전 속도의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이 부분은 기술이 해결해 줄거라 생각합니다. 얼토 당토 않은 문제가 아니라서요. 또한 주유소와는 달리 전기차 충전소는 같은 면적에서 더 많은 차량을 충전할 수 있습니다. 주유보다 시간은 조금 더 걸려도, 단위면적 당 충전 댓수가 늘어나면 똔똔이지 싶어요. 그러다 충전 속도가 빨라지면 더 편해지는 거고요.


100년 넘게 지속되어 왔던 내연기관 자동차의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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