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플린 Dec 14. 2021

달까지 가자, 장류진(2021)

2021.06.14.

이 글은 2021.06.14.에 작성하였습니다.


제목과 표지가 참 예쁜 책입니다. 친구가 이 책을 추천해서 저도 읽어 보았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정세랑 작가님의 서평이 있어서 비슷한 톤의 작품일 거라 생각했는데, 웬걸. 이더리움 투자 이야기였습니다. 생각도 못한 주제가 신선해서 호기심을 자아내더라구요. 


제목 '달까지 가자'는 'To the Moon'이었습니다. 배경이 되는 시기는 2017~2018년도 입니다. 한참 달달하던 시기인데요, 소설의 플롯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고 작품에서 보이는 세 주인공의 심리가 참 와닿았습니다.


 이더리움에 미래를 거는 2030의 심리, 전재산을 몰빵하고 안 되면 '나쁜 생각'까지 감수했다던 심리, 조금 늦게 탑승해서 너무 아쉽다며 흘리는 눈물 등 재미있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프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아서 울컥하기도 했습니다.


정부,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2030이 암호화폐(비트코인, 이더리움)에 미래를 거는 현상을 바보같다고 하고 멍청한 짓이라고 합니다. 저도 이성적으로는 그런 발언에 공감합니다. 하지만 자산 가격이 너무나도 높아진 시기에, 근로 소득과 자산 가격의 괴리가 너무 깊어진 시기에는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서기 쉬운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손가락질하는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2030의 심리가 이 소설에 참 잘 녹아 있습니다. 소설에서는 모아둔 전 재산을 이더리움에 투자하며 기도매매를 합니다. (장류진 작가님께서 기도매매를 정말 모던하고 세련되게 표현하셔서 작품을 더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자산 가격이 조금 오른 뒤 시장에 들어온 사람은 "아직 돈이 더 필요한데 기회의 문이 닫혀가는 것 같다"며 눈물을 흘립니다. 잘 안되더라도 잃을 것이 없다며 '나쁜 생각'을 했다는 고백도 합니다. 이런 부분들이 제게는 공감이 참 많이 되었습니다. 


장류진 작가님의 글이 참 좋았습니다. 첫 장편이라고 밝히셨는데, 믿기 어려울 정도로 플롯이 깔끔합니다. 곳곳에서 느껴지는 센스 있는 표현이 감초같이 재미를 더하고, 플롯 전체에서 느껴지는 2030의 심리가 공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저와 나이가 비슷하셔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더 많았던 것 같아요.


부담 없이 읽기 좋은 소설이고, 요즈음 같은 자산 가격 상승 사이클에서 2030이 어떤 심리인지도 책에서 참 잘 드러나 있어서 궁금하신 분은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표지가 참 예쁘고 소설 내용과 잘 어울립니다. 

작가의 이전글 좋은 비즈니스 모델이란? - 승자의 역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