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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플린 Dec 14. 2021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그리고 부동산 개발 신탁회사

2021.08.29.

이 글은 2021.08.29.에 작성하였습니다.


지난 목요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0%에서 0.75%로 25bp 인상했습니다. 앞으로 더 올릴 것 같은 분위기구요. 반면 지난 금요일 잭슨홀 미팅에서는 금리 인상과 태이퍼링에서 한발자국 물러선 모습을 보였습니다.


단기적으로는 미국과 한국이 약간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큰 흐름에서는 한국과 미국이 동일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금리인상'이라고요.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앞으로 한동안은 화두가 되지 싶습니다.



금리인상으로 인해 자산시장이 붕괴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자산 양극화가 심화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둘 다 가능성 있는 이야기입니다. 과거를 살펴 보더라도 금리인상으로 인해 자산시장이 붕괴한 적도 있고, 반대로 자산 양극화가 심화된 적도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의 금리인상은 자산 양극화를 부추길 확률이 더 높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모든 자산이 다 오른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수 있는 자산'만' 오르며 양극화를 심화할 수 있다는 말입니다. 금리인상이 자산붕괴의 원인으로 작용하기 위해서는 실물경제를 붕괴시킬 요량으로 디레버리징을 수행해야 합니다. 과할 정도로 금리를 인상시키고 잔인할 정도로 디레버리징을 수행했을 때 금리인상이 자산붕괴의 원인으로 작용했습니다.


반면, 중앙은행과 정부가 실물경제를 케어해 가며 금리를 올린 시기에는 대체로 자산 가격의 양극화가 심화되었습니다. 이는 금리인상이 이루어지는 시점과 영향이 있습니다. 경제가 활황기에 접어들었다는 확신이 섰을 때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현재 상황은 경제가 회복되는 국면이 확인되고 있다고 생각하고, 아직 남아있는 Post Covid-19 시대가 추가적인 경제 활황의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중앙은행과 정부는 실물경제를 최대한 보호해 가며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 생각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자산의 인플레이션도 용인하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한국자산신탁이 눈에 들어옵니다.

(이 종목만 눈에 들어온 건 아닙니다. 한국자산신탁이 이야기하기 좋은 종목 중 하나라서 언급하려구요.)


한국자산신탁이 지금의 가격에 접어든 이유로, 저는 현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집을 못 짓게 하겠다는데, 집으로 돈을 못 남기게 하겠다는데 어쩌겠습니까. 그래서 주가가 기어다녔습니다. 그럼에도 원체 내공이 깊은 회사라, 어닝은 잘 뽑아내어 주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이 주식이 급등한 시점이 3월 말이었습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이 확실시되던 시점이죠. 오세훈과 한국자산신탁의 관계가 궁금하시다면, 한국자산신탁이 맡고 있는 재건축 시행사 목록을 보시면 됩니다. 


한국자산신탁은 2021년 8월 29일 현재 서울시 내 5곳의 재건축 시행사로 선정되어 있습니다.


1. 여의도 광장아파트

2. 여의도 시범아파트

3. 신길우성2차 & 우창아파트

4. 방배삼호아파트

5. 상계주공5단지아파트


리스트를 보면 감이 오시나요? 제 스타일의 부동산입니다. 저 5군데 중 상계주공5단지를 제외한 나머지 4군데는 실제로 매수를 '아주 깊게' 고려했던 아파트였습니다. (더 좋은 물건을 사느라 저 리스트의 아파트를 안 사긴 했습니다만, 그게 저 아파트가 안좋다는 말은 결코 아닙니다. 투자 관점에서 정말로 훌륭한 아파트들입니다.)


한국자산신탁이 서울에서 알짜 재건축을 긁어 모아뒀더군요. 역시 대단한 회사입니다. 이렇게 좋은 아파트인데도 왜 재건축을 못하고 있죠? 정부 규제 이유가 가장 큽니다. 재건축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오세훈이 후보 시절에 뭐라고 했죠? 당선되면 1주일 내에 규제 푼다고 했습니다.


그러니 3월 말에 오세훈이 서울시장 당선 확실시되며 한국자산신탁의 주가도 같이 급등했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세상 일이 어디 마음대로 되나요? 안됩니다. 일주일만에 규제 푼다고 했는데, 당장 규제 풀기 어려운 상황에 있어서 생각보다 진척 속도가 느렸습니다. 그러니 한국자산신탁의 주가도 같이 내려갑니다. 여의도 15층 층고제한 푼다고 하니 살짝 반등하는 듯 했습니다만, 오세훈이 아무리 기를 쓰고 서울시 재건축 규제를 푼다 한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는 못 피한다는 소식이 퍼지자 주가가 가라앉습니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자산은 어닝을 잘 뽑아냅니다. 물론 일회성 어닝이 끼어있습니다만, 보릿고개를 넘기는 것도 기업의 실력이지 않습니까? 좋은 회사라 생각합니다. 좋은 회사냐 아니냐의 평가에는 주주친화성 못지 않게 위기대응능력도 중요하니까요.


자, 이런 상황을 파악했으니 생각을 초기화해서 봅시다.


한국자산신탁의 가장 큰 이슈는 '부동산 규제'입니다.

부동산 규제가 앞으로 계속 이어질지가 주가에 중요하게 연동될 것이고요.

앞으로도 지금과 같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이 쏟아질 수 있을까요?


- 눈가리고 아웅하던 한국부동산원 마저 서울 아파트 중위가격으로 11억 이상을 찍어버린 마당에, 15억 이상 담보대출 규제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까요?


- 은마아파트가 '진짜로' 무너지고있는데, 언제까지나 '높은 가격은 위화감을 조성한다'며 재건축을 틀어막고만 있을건가요? 그러다 은마아파트가 '진짜로' 무너지면 누구 탓을 하시려고요? 삼풍백화점 잊었습니까? 집값 잡으려다 사람 잡습니다.


- 1기 신도시 초기물량도 노후화되어 재건축을 눈앞에 둔 마당에, 1년에 40만호씩 쏟아지는 1기 신도시 시절의 재건축물량을 계속 막기만 할건가요? 재건축하면 초기엔 가격 오릅니다. 입지와 상품성 모두 개선되니까 당연히 가격이 오르죠. 그런데 가격 오르는게 싫어서 국민소득 5000달러도 안 되던 시절에 지은 집을 32000달러 시대에 계속 살아라는 건 일종의 실험이자 고문 아닌가요?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강력한 부동산 규제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30여번의 강력한 규제책을 때려박았는데 부동산은 더 오릅니다. 이재명은 여기서 더 강하게 해야 부동산 가격을 잡는다고 했는데, 아인슈타인은 같은 행동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쳤다고 했습니다. 


부동산을 무조건 규제만 해서는 답이 안나오는 것을 이제 국민도 알아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부동산 정책 중 완화되는 것들이 점점 늘어날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규제가 완화된다'는 기대감 만으로 한국자산신탁을 매수하기엔 찝찝함이 남습니다. 규제 완화되는게 제가 영향을 줄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지금은 규제가 완화될 것 같아도 정치 이슈인지라 어떻게 될지 확답할 수도 없는 것이고요.


그래서 '인플레이션'과 함께 봐야한다 생각합니다. 한국자산신탁은 '토지신탁', '담보신탁', '분양관리신탁', '관리신탁', '처분신탁', 그 외 신탁부수업무를 수행합니다. 한국자산신탁은 이런 신탁업무를 수행하며 중간에 브로커리지 수수료를 떼어가고요.


이 브로커리지 수수료가 자산가격과 일정 부분 연동되어 있습니다. 자산가격이 높아지면 수수료를 더 먹을 수 있는거죠. 저는 이번의 금리인상은 자산가격의 상승을 부추길 것 같습니다. 물론 동의하지 않는 분들도 많이 계실거라 생각하고요. (앞에서 말씀드렸듯 모든 자산이 다 오른다는 말은 아닙니다.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 상승에 수혜를 받을 수 있는 몇몇 자산이 오를 수 있겠다는 말입니다.)


아, 그리고 배당률이 거의 5%에 달합니다. 배당만 보고 들어오는 수요도 있을거라, 이래저래 괜찮아 보입니다. 다만, 듀레이션은 1~2년 이상으로 보입니다. 단타 하기엔 좀 애매한 종목이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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