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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심플 Sep 25. 2021

중고신입의 이직은 달라야 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요즘은 중고신입들이 많아서

'찐' 신입사원들은 잘 보이지 않는다.

우리 회사에 새로 들어온 2명 중 1명도 중고신입이,

1명은 우리 회사 인턴 출신이다.



이직 후 근속연수가 더 길어는 경우도 있지만,

경력직답게(?) 빠르게 회사를 파악하고

오히려 더 빨리 그만두는 경우 많다.



내 이야기로 시작을 해보자면

 회사 설계회사였다.


졸업 후 5개월가량의 취준을 거쳐 들어간 것이기에

어디든 들어가기만 하면 된다 생각했지만

 미가 없었고,

설상상으로 팀원들과도 맞지 않았다.


하루는 업무도 아니고 말투로 억울하게 혼나

화장실에서 울다가,

5백만 원이 안 되는 잔고를 보

경력 1줄과 퇴직금을 쌓자며 1년을 버텼다.


이때 깨달은 것이 있다.


급하다고 아무거나 먹으면 체한다



나도 그랬듯이 일정기간 취준을 거치다 보면

어디라도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점점 커진.


그래서 나는 친구나 동기들에게도 환승 이직을 추천한다.

내가 양손에 떡을 들고 잴 수 있다는 것은

'을'인 나에게 큰 이점로 작용기 때문이다.


나도 취준생 시절 영업과는 맞지 않는다 생각했지만

100만 원 밑으로 떨어진 잔고를 보고

우유회사 영업직에 지원했.

(그리고 떨어졌다.)

최소한 환승 이직은 이렇게 뻔히 보이는 지옥문은

피하게 해 주기 때문에 추천한다.


하지만 이렇게 환승 이직한 사람들도

늘 오래 다니는 것은 아니다.

현재 회사에도 환승 이직한 사람들이 있지만,

결국 다시 퇴사한 경우도 많았다.


무엇이 퇴직금을 못 받게 하는 걸까?




진짜 나를 알자



전 회사에서 방황하던 시절,

나는 어떤 사람인가? 에 대해 생각해봤다.


환승 이직이라면 지금 당장 이직해야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조금 더 시간을 들여 나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남들이 좋다는 사람도 내게는 안 맞을 수 있듯이,

모두가 좋다는 것이 늘 정답은 아니다.


나 역시도 설계회사라니 멋있네!라고 생각한 적도 있지만

특성상 지방 출장이 잦고 특유의 끈끈한 문화가 있었,

그 점이 나에게 지 않았다.



내가 고려한 것들


1) 급여 수준

당시 나는 급여가 낮지는 않았지만,

조금 더 높았으면 하는 생각은 있었다.

그래서 기준을 지금 받는 것보다 조금 높게 잡고,

크레딧잡, 잡플래닛, 알리오 등을 뒤졌다.


회사에 따라 성과급을 많이 주는 곳들은

1년 차엔 성과급이 안 나와서

2~3년 차에 급격하게 급여가 올라가는 곳들도 있다.

이런 경우 회사의 비전도 고려해야 한다.


참고로 나는 당시 회사에 오래 근무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어 전체 급여와 성과급은 적어도

평소에 받는 월급이 더 큰 곳을 선택했다.




2)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x)

급여보다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워라밸이었다.

다만 칼퇴가 가능하냐, 불가능하냐가 문제는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워크'가 어떤 특성이 있는지이고,

직무와 회사의 특성에 따라

워라밸이 달라진다고 생각했기에

그런 부분을 조금 더 꼼꼼히 본 것 같다.



2) 직무와 회사의 특성(o)

일단 중고 신입은 기본적으로 신입이기 때문에

무가 아직 열려있다.

나도 1년가량의 설계 경력이 있었지만

자가 분석 후에 전혀 다른 직무로 들어갔다.


- 직무가 순환인가?

흔히 스폐셜리스트vs제너럴리스트로 비교하곤 하는데

이상적인 것은 스페셜리스트였지만

꿈이 없고 회사에 이 없는 나로서는

제너럴리스트가 더 맞았다.


(지금 내 선택을 돌아보면

창업할 때 유리한 직무로 했으면, 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제너럴리스트의 길은 확실히 내게 찰떡이었다.)


- 맞지 않은 직무일 때 이동이 가능한가?

회사 따라 팀 이동이 불가능한 곳들이 있다.

잡플래닛, 블라인드, 코멘토 등을 통해 확인했다.




성과가 수치화될 수 있는가?



가장 중요한 질문이다.


성과를 수치화할 수 없는 직무의 경우

직원 평가를 할 때 야근을 얼마나 자주 하는지,

술자리에 얼마나 참석하는지,

혹은 발표에서 말을 잘하는지 등등

직무와 관련 없는 것들이 평가에 영향을 미쳤다.


나는 무슨 일을 하던지 자신 있었지만

예시로 든 것을 못하기 때문에

정량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직무를 택하고 싶었다.


설계는 질적인 부분이 중요해서

정량화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나랑은 맞지 않았다.




본사 근무인가?



나에게 또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점이었다.

첫 회사는 본사 근무였는데

내향형인 나로서는 항상 안테나를 세우고 있어야 했다.

사내 헬스장, 도서관, 식당에서 어정쩡하게 마주치는 것이

조금 불편하게 느껴졌다.



- 팀으로 근무하는가?(x) 직렬적인 업무형태인가? (o)

내향형 사람들은 혼자 근무하고 싶어 하지만

회사에서는 크든 작든 팀은 무조건 존재할 수밖에 없다.

다만 업무가 직렬로 일하느냐 병렬로 일하느냐의 차이는 있다.


예를 들어 개발자는 혼자 일할 것 같은 이미지지만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디자인팀과 협력을 해야 하므로

직렬에 가깝다.

회계는 증빙 자료 요청 등을 하기는 하지만

병렬에 가깝다고 본다.


100% 병렬인 직무는 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앞사람이 끝나야 내가 할 수 있는 일만은 피하고 싶었다.






3) 사람


보통의 신입사원들은 일을 배우는 단계이므로

일보다는 사람이 더 싫을 가능성이 크다.


일이 어려워서 이직하려고 한다는 사람도

잘 들여다보면 사수가 가르쳐주지 않아서라던가,

물어봐도 "직장은 학교가 아니에요 스스로 찾으세요"라고 말하는 선배 때문일 수 있다.



어찌 보면 신입 입사 시점에선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사실 사람들의 분위기는 들어가기 전까진 모다.

그리고 팀바이팀인 부분도 있어서 분석하기가 쉽진 않다.


내가 생각한 기준은 앞서 말한 순환근무였다.

직무든 지점이든 순환을 하면 한 사람 밑에서

오래 버틸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기준이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채용공고를 보라고 알려준다.

신입, 막내 직급의 채용공고가 3개월 단위로 나온다는 건

회사의 분위기가 신입에게 좋지 않다는 것이다.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


신입시절 퇴사를 하려고 할 때마다 나를 붙잡은 것은

내가 지금 도망치려고 하는 건지 자문하는 것이었다.


지금 회사가 일은 싫지만 사람은 좋은가? 혹은 반대인가?

새로 들어가는 회사는 일도 사람도 싫을 수도 있다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



하지만 이리저리 찌르는 식의 이직보다는

앞서 말한 기준 외에도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지원하면

확실히 이직 후의 성공률은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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