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회사연휴인데 아무 일정도 없었고 그래서 몸부림치듯 익산으로 향했다. 왜 익산이냐고? 그냥 집 근처역에 갔더니 그다음 열차가 향하는 곳 이 그곳이었으니까. 가끔은 나쁘지 않다, 즉흥여행.
그렇게 말은 했지만 역시 나홀로 여행은 적당히 통달한 자가 아니면 조금 심심하기 마련인데 그것에 대한 썰은 나중에 풀겠다. 지금 소개하고 싶은 집은 익산여행을 하다 들린 그 유명한 역전할맥 체인의 원조인 "익산 엘베강".
처음부터 이 술집을 노리고 익산을 향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일단 기차에 타고나서부터 부리나케 검색을 할 때 한 번은 역전할맥 본점이 익산에 있다는 글을 읽었고 그런가 보다 했지만 막상 "역전할맥 본점"을 검색했더니 나오는 가게는 없었다. 이게 뭐지..? 할 때쯤 택시기사님께서 엘베강을 추천해 주셨다. 역전할맥의 원조라고 말씀하시며...
처음 엘베강을 마주했을 때는 기차시간이 늦어 부랴부랴 기차역을 향하고 있을 때. 별로 맥주가 땡기지도 않았고 다음을 기약하며 아쉽게나마 사진 한 장을 찍었더랜다. 난 기차를 타야 하니까..!
근데 이게 웬걸. 원래 28분기차를 38분이라생각하고 있었던 나는, 뛴 보람이 1도 없게 기차를 놓치고 다음도 아닌 다다음 열차를 예매하게 된다. 의도치 않게 2시간 이상의 텀이 생긴 상황.
그 누구라도 역 안에서 2시간을 때우기보다는 5분 거리에 있는 엘베강을 가지 않았을까..ㅎ 내가 그랬다. 술을 좋아하지만 정말 술이 그렇게까지 땡기지는 않았기에 밍기적 대며 발걸음을 옮겼다. 그래.. 또 익산에 언제 올 줄 알고...
그렇게 들어간 엘베강에는 내가 최고로 좋아하는 1인석이 있었다. 속칭 카운터석 혹은 닷지석. 아니다 다를까 나 말고도 혼술을 하는 분도 이미 계시고.. 이때부터였을까. 내 음주가무의 피가 와글와글 끓어오르기 시작한 게.
설레는 맘을 안고 메뉴판을 봤다. 가격도 무지 착하다. 하지만 나는 배가 고프지 않으니 염치없이 일단 맥주만 한잔..
신나서 사진을 찍었다. 근데 음? 얼음잔으로 달라고 부탁드렸는데 별로 얼음잔이 아니네?라고 생각한 게 기억난다. 뭐 아무렴 어때.. 하고 한 모금을 들이켰고...
봉인해제.
맛있는 맥주에 취하고 아날로그 감성에 한번 더 취했다.
얼마가지 않아.. 외쳤지 뭐야.
"한잔 더 주세요~!"
둘째 잔은 이전보다 살얼음이 좀 더 껴 있었는데. 그 얼음이 사라지기 전에 뭔가 좀 써보려다가 밍기적거린 나머지 금방 지워졌다.. 결국 건진 건 초성 몇 자 정도.. 그리고 이 친구도, 맛있게 마셔줬다. 두 잔을 마셨는데도 아직 시간은 여유 있더라고. 지체 없이..
"500 한잔 더 주세요~!"
마지막잔은 치즈볼과 함께... 기분이 왕왕 좋아진 나는 지난번에 쓰다만 브런치 글도 마무리하고 이 가게도 소개하리라 마음먹는다. 가성비도 좋고 맥주맛도 좋은 익산 엘베강. 우연이라도 그 지역을 스칠 일이 생기신다면, 한번 가 보실 것을 감히 추천드린다 :)